'시험에 든' 광주시 택시행정
'시험에 든' 광주시 택시행정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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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사업 안하자니 시정난맥 해도 참여업체 없으면 '무능행정' 택시서비스 향상차원 도입 취지 살려야 광주시 택시행정이 단단히 시험에 걸려 들었다. 표류하고 있는 택시대형화사업<본지 3월9일자>이 그것이다. 광주시는 15일께까지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수렴, 조만간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리 넓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선 광주시는 대형화사업이 고재유시장의 선거공약으로 50대 역점시책중의 하나인데다 특히 올초 업무보고에서도 대형화사업을 올해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안할 수는 없는 처지다. 따라서 지난 2월말 택시사업조합측 일부 사장들이 시장실 농성까지 벌이며 반대하는 바람에 '여론수렴'이란 명목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대형화사업을 안할 경우 시정난맥이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 된다. 이미 광주시의회에도 택시대형화 시행방침을 이미 보고했기 때문에 유보할 경우 역시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화사업이 표류하자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광주시민단체협의회등이 시장퇴진운동을 불사하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성명까지 발표해둔 상태여서 고시장에게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택시운전자들이 평소 밑바닥 여론을 형성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대형화를 유보할 경우 5천여명이 넘는 회사택시 노조원들이 '고시장이 택시회사 사장들의 압력에 밀렸다'는 선전을 하고 다니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대형화를 예정대로 밀어부치자니 택시회사 사장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법인택시조합 장태열이사장은 "택시회사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사장들이 대형화를 막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며 지난달 21일처럼 또다시 머리띠를 두를 수 있다고 으름장이다. 이 때문에 고시장과 광주시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대형화는 시행하되 참여업체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를 적게 줌으로써 명분은 얻되 실제로 대형화는 안하는 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그동안 대형화에 찬성해온 20여개 업체가 참여를 하지 않을게 뻔하다. 실제로 대형화를 찬성하는 한 업체 사장은 "인센티브가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경우 대형화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광주시는 대형화 시책을 시행하면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됨에 따라 행정신뢰도가 땅에 떨어질 것이 뻔해 '웃기는 행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역시 대형화를 유보했을 때와 비슷한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많다. 광주시가 택시 대형화를 둘러싸고 단단한 시험에 든 이유가 이것이다. 광주경실련 김재석 사무처장은 "택시대형화 사업의 추진배경은 업주들이나 노동자들의 입장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대중교통의 하나인 택시가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라고 전제하고 "택시대형화사업의 시행과정이야말로 광주시가 누구를 위한 행정을 펴는지를 가늠하는 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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