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정류소 서비스 엉망
시외버스 정류소 서비스 엉망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1.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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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백운동 등 하루 이용객 수천명 춥고 지저분한 실내... 서비스 엉망 "민간소유라..." 행정기관들 떠넘기기 대합실(待合室)의 사전적 의미는 역·터미널 등에 의자 따위를 놓아 손님이 기다릴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곳이다. 광주외곽에 있는 시외버스 정류소 대합실에도 의자는 있다. 그러나 앉아 기다리는 이들은 거의 없다. 왜일까.

"남원 가는 차를 기다리고 있어요. 운 좋으면 바로 타지만 보통 20분에서 3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죠." "대합실 안이나 밖이나 추운 건 마찬가지예요. 대합실에 난로가 없으니까요". "광주시가 고급 화장실 운운하지만 정류장 화장실 한번 가보라고 하세요"

문화동 시외버스정류소 이용자들의 비판은 신랄하다. 이들이 대합실 밖에서 서있는 것은 탈려는 차가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만은 아니다. 안이나 밖이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금호고속이 운영하던 것을 지난 84년 민간위탁 당시 운영권을 따냈다는 문화동정류소장 김용희씨(72)는 "난로? 피우는 게 맞기는 한데 차가 자주 다녀서 오래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손님도 전보다 줄어 필요를 못 느낀다"며 "기름값도 만만치 않고 겨울도 다 끝나 올 겨울 추워지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각 버스회사측과 계약, 매표 수수료의 일부를 챙기는 개인사업자여서 광주시나 전남도에서 뭐라 할 것도 없단다. 백운동 정류소 등 다른 정류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소장에 따르면 문화동 시외버스정류소 하루 이용객은 줄잡아 2천5백여명. 소유자야 어찌됐건 이용자 숫자만으로도 공공시설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담당 행정기관이 행정지도 등을 통해 시설이나 서비스에 대한 승객 편의를 돌봐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정작 시청과 도청 어디에도 담당부서는 없었다.

시청 교통기획과 관계자는 "98년 조직이 개편되면서 사람도 바뀌고 업무도 바뀌었다"며 대중교통과로 전화를 돌렸고, 대중교통과는 시외버스 관련사항이니 도청으로 문의하라고 되넘겼다. 하지만 도청 교통과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보면 시청이 관할기관"이라면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버스 운행계통에 관한 사항은 나와 있지만 정류소 설치기준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규정은 없어서 사실 당국에서 정류소에 대해 지도할 근거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당국의 떠넘기기식 행정과 개인사업자의 방치속에 시외버스정류소 이용객들은 오늘도 대합실에 '앉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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