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언론육성 논의 어디까지 왔나
지방언론육성 논의 어디까지 왔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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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언론의 육성과 지원에 대한 논의에 앞서 우선 지방언론의 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지방언론'은 이 지역의 특성상 광주지역 일간신문으로 범위를 좁혀본다.

지방의 언론사들이 정부의 지방언론육성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은, 반대로 그만큼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결핍'은 결국 지면으로 이어진다.

결핍은 지역민들의 신뢰로 이어져 신문구독현황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광고주협회의 '2001년 인쇄매체 수용자조사'결과에 따르면 2000년 광주지역 가구 신문구독률은 동아일보(15.4%)와 중앙일보(15.1%) 조선일보(8.8%), 그리고 한겨레(6.6%)순으로 나타났다. 광주일보는 3.7%로 전국지들 틈새에 겨우 6위를 점했을 뿐이다.

이는 전남지역으로 가도 마찬가지인데, 광주일보나 전남일보는 전남지역에서 가구 구독률이 3%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이 각각 15.9%와 11.9%로 지역 1,2위를 점유하는 부산이나, 매일신문이 18.1%로 1위와 영남일보가 10.7%로 3위를 차지하는 대구와도 큰 대조를 보인다.

이같이 지방신문들이 전국지에 안방을 내주고 있는 상황은 무엇보다 빈약한 재정적 토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신문업계의 재정난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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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 분권운동본부 등 활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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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바람이 불 때 광주에서 조사의 대상이 된 것은 광주일보와 전남일보 두 개사 뿐이었다. 규정상 자산규모 70억이상의 언론사만 해당되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만큼 이 지역 언론사주들이 열악한 자본력을 가지고 신문사를 만들고 운영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나마 이 두 신문도 경영악화일로에 처해있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해 한국언론재단이 밝힌 '2000 - 2001년 종합일간지 안정성 지표'에 따르면 2001년 현재 광주일보와 전남일보는 부채가 각각 2백80억과 3백10억으로 이미 자본잠식상태인 것으로 나타나있다.

또한 10개나되는 신문들의 난립도 지방신문사의 재정문제에 한 몫을 한다. 하지만 광주라는 한정된 광고시장을 놓고 10개의 신문들이 나눠먹기 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 지역 신문사들이 스스로 불러들인 결과이기에 누굴 탓할 수도 없는 문제다.

이밖에 지역언론사의 재정압박요인은 월등한 자본을 앞세운 전국지들의 공격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누구나 손쉽게 저비용으로 신문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이 지역 언론환경의 문제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엔 적은 자본으로 저임금 기자를 고용, 신문만 찍어내면 된다는 식의 비전문경영인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언론활성화 포럼'에서 박해봉 한국미디어교육센터 대구사무소장은 지방언론사의 문제로 재정적 위기의 장가화와 더불어 전문경영인체제의 무시를 꼽았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언론학자들은 이러한 비전문적 경영여건이 사주가 신문사를 모기업의 방패막이로 사용하도록 부추기는가 하면 기자들로 하여금 기사를 빌미로 광고나 판매 유치에 나서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언론의 육성에 앞서 살펴본 지방언론의 현실은 과연 이런 언론사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라며 회의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이미 '언론불사의 신화'가 입증된 곳이다.

때문에 정부의 올바른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이 공론화되고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영 정상화로 가면, 이것이 결국 언론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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