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세상보기]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몇 가지 생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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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광주북구자원봉사센터 총무부장

방학시기만 되면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겉돈다" "점수따기 중고생 자원봉사활동" 등의 제목의 기사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1996년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의무화되면서 반복되는 이야기다.

청소년 자원봉사활동과 관련하여 웃지 못할 촌극들이 많다. 소위 외상거래를 애원하는 학부모도 있다. 다음에 시간 나면 아이에게 시킬테니까 먼저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주라는 이야기다.

자녀를 대신해서 학부모 자신이 할테니까 확인서를 발급해주라는 분들도 많다. 일부 학생들은 다른 곳에서는 1시간 정도 하면 5시간 주는데 여기도 그렇게 주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몇 시간 줄 거냐고 먼저 물어보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봉사활동 시간이 짜다고 소문이 나면 그 기관에서 잘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학교도 행사 기간에 몇 시간 청소시키고 부풀려서 봉사시간 주는 학교, 학생들이 봉사활동 확인서를 가지고 왔는데 봉사활동으로 인정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교사들, 폐품 수집해오면 봉사활동 시간 주는 학교도 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시키는 활동처도 무슨 큰 인심 쓰는 것처럼 고무줄처럼 시간을 늘려서 주는 곳,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적당한 일거리를 주지 못해서 빈둥거리게 만들고는 시간은 꼬박 주는 기관도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하는지 답답하게 생각되는 경우가 한마디로 많다. 단순하게 "자원봉사활동이라는 것이 순전히 자발적으로 하는 것인데 청소년들에게 강제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시키니까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지"라고 여길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자원봉사활동은 획일화되어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볼 수 있고, 학생들에게 나눔과 참여의 봉사학습을 제공하여 인성교육의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 사회발전을 위하여 매우 효과적일 수 있는 교육내용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는 지난 95년 5·31 교육개혁조치를 발표하면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제도화하였고, 최근에는 7차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특별활동 연간 68시간 중 교과과정으로 봉사활동에 10시간 이상 반영을 하여야 하고 이 시간외에 학교 및 개인 계획에 의한 봉사활동을 포함하여 연간 20시간 이상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제도화는 여러 가지 문제가 따르지만 학교교육의 다변화를 시도한 것이고 인성교육의 장으로서 자원봉사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또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사회라는 공간에서 놀 수 있게 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러한 긍정적 의미가 있음에도 현실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 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교육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청소년 육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학교는 평가 및 선발의 기능이 교육기능을 대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원봉사활동을 멋지게 할 수 있기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궁색해 보이지만 청소년의 자원봉사활동은 교육환경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신체적·정신적 성장과정 중에 있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바라는 요구를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중요하다.

많은 학교와 선생님들이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교육적 가치를 인정하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 학교와 선생님들은 특별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교육 현실에서는 어렵다는 점, 그리고 선생님들이 업무적으로 바쁘다는 점을 들어서 자원봉사활동에 많은 노력을 투입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하신다.
기본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학교와 선생님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많은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교육적 재료이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자아정체성, 도덕성 발달, 사회성 발달, 시민성 발달, 이타성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의 문제점에 대한 유일한 극복방안은 교육청과 학교 및 선생님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청은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정착 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은 물론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며, 학교와 선생님들은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의 교육적 의미와 효과에 대해서 절감하고 현장에서 실천했을 때만이 해결 될 수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 기관에서도 중고생 자원봉사활동 지도는 성인들과 틀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통해서 뭔가 도움을 받을려는 생각을 가질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투자하는 것이다라는 생각해야 한다.

우리 기관 및 단체가 어른으로서 당연한 의무로 아이들에게 봉사학습을 시킨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지체장애인들이 생활하는 행복재활원이 있는데 여기는 시설 규모도 있고, 자원봉사자가 활동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행복재활원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엄청나게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수천명의 봉사자들에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가다듬고 정신적 만족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공공기관이나, 사회복지 시설에서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지역주민들에게 일종의 시민교육장을 제공한다는 시각을 가져볼 만하다.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효용가치보다도 교육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학교와 선생님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실천적인 투자를 한다면,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척박한 교육 현실에서 뭔가 새로움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는 측면에서 보다 알찬 활동꺼리를 제오후 10:29 2003-02-07공해 줄려고 노력한다면 변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박종민 광주북구자원봉사센터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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