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의 그늘, 비정규직 노동자
구조조정의 그늘, 비정규직 노동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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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의 그늘,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미 우리사회내 절반이 넘는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9월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천3백만 노동자 가운데 일용ㆍ임시직, 시간제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수는 무려 7백여만명으로 전체 53%에 이르러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 수치도 2백여만명으로 추산되는 개인사업자와 사내 하청 근로자 등이 빠진 통계다. 실제로는 9백여만명이 비정규직이란 이름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 광주.전남지역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지난해 7월 기아자동차 등 19개 사업장에 대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2만2천여명의 전체 사원 가운데 9천여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차별대우 문제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연히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우 캐리어에 파견근무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광주지역 6개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사내 하청 노동조합을 결성하자 불과 5일만에 450여명이 가입했다. 대우 캐리어의 경우 1천500여명 전체 직원 가운데 700여명이 비정규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원칙에 따라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용역업체 사업주들은 노조가 설립되자 곧바로 집행부 관계자들을 해고조치했고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출하는 한편 광주지방노동청에 고발조치 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5월 (주)카스코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과 저임금 해소를 요구하며 역시 노조를 설립했지만 해고되고 말았다. 이들은 동명이라는 용역업체에 고용돼 카스코에 파견되는 형태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이 일이 있자 카스코가 동명과의 용역을 해지하고 동명은 폐업과 함께 근로자들을 해고시킨 것. 당초 일급 1만6천여원의 저임금을 올리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지만 결과는 비정규직인 직장마저 잃고 만 셈이다. 광주기독교병원의 경우 10년여동안 1년단위 연쇄적 근로계약(매년 재계약을 맺는 형태로 고용하는 방법)으로 병원 식당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6명 여성근로자가 최근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들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누적됐던 체불임금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들외 용역을 통해 고용된 근로자들은 여전히 정규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9월 전국건설운송 노동조합 금성분회 레미콘 직원 18명이 조합에 가입하자 회사측은 이들에게 배차를 하지 않는 등 비정규직에 대한 사업자측의 반응은 즉각적이면서도 단호한 입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IMF전까지만 해도 46%에 불과했지만 97년 이후 매년 늘어나 현재 53%에 이르고 있다. 또 끊이지 않는 구조조정 물결 속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인건비와 복지후생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법상 규정들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또 노조의 조직력 약화로 이어진다. 지난 1일 김대중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비정규직들에 대한 보호대책 마련 주문이 있었고 최근 이 지역을 방문한 김상남 노동부차관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혀 어떻게 구체화될 것인가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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