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나도 주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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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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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난실[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광주광역시의원]

지난해 광주시의회 119회 정례회는 표결이 두 차례 있었다. 이 표결에서 나는 두 번 다 소수였고, 졌다. 광주시의회는 신통하게도 표결없이 원안통과가 잘된다(다른 시도의회는 잘 모른다. 하지만 모르긴 해도 광주하고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의회에서 심의하는 사안은 주요하게 예산심의이고 또 조례안 심의이다. 그런데 사전에 간담회라는 비공식회의를 열어, 질문도 받고 의견조율을 거치므로 공식회의에서는 '탕탕탕' 절차만 밟으니 원안통과될 밖에.

그런데 이번 회기에는, 간담회에서 조율이 안된 건이 2건이나 있었던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다 내가 발의하거나 의견제시한 것들이다. 그 중 '시금고 조례안'은 본회의 표결이었고, 다른 하나 - 시내버스 업체에 대한 재정지원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 는 예산심의 내용으로,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에서의 표결이었다.

나는 생각해 본다.
시금고 조례안은, 광주시 행정이 기준을 세워 업무를 집행해야 하고, 또한 시금고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은 연간 100억이(2003년도 예산기준) 넘으므로 이자율을 높일 수 있도록, 상식에 따라 경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례안 제정이었다.

이 시금고 선정·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이와 관련한 조례안이 필요하다는 논의만 무성했지 한번도 '안'으로 성립되어 의회에 상정되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조례안은, 이 지역 시민사회단체(20여개?)의 협의체인 '시민단체협의회'가 사업 의제로 채택하고, 조례안 필요성을 의회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언론에서도 이 조례안 제정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신문이나 방송을 모니터 해보았으면 알 일이지만 "이 조례안 제정은 너무도 당연한, 그리고 너무 많이 늦어진 일이다"는 것이 주된 입장이었다. 물론 논의에서의 소수의견도 있었다. 지방은행 육성을 위해 시금고 선정에서 경쟁방식 도입은 안된다는.

그런데도 이 조례안에 대한 표결의 결과는 논의의 다수였던 의견이 소수가 되어 11명의 반대, 7명의 찬성, 1명의 기권으로 부결되었다.

또, 시내버스 재정지원은 어떤가 ?
광주시내버스 업체는 9개이고 운행되는 버스 수는 961대이다. 이중 5개 업체는 자본 잠식상태이고 어떤 업체는 부채비율이 3300 %나 된다. 그런데 이런 업체에 아무런 담보없이 시예산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상식에 맞는 것인가 ? 과연 개인이나 금융권이라면 이런 업체에 60억이 넘는 돈(시내버스 재정지원 45억원 + 유가보조금)을 그냥 지원 할 수 있는가 ?

시내버스는 대중교통이다. 또한 주 이용층은 사회적 약자이다. 그렇다면 시내버스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시 예산이 지원되어야 한다. 나는 지원의 금액도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니 오히려 시내버스는 유럽이나, 일본처럼 더 적극적으로 공용화되야 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주시의 재정지원 형태가 말 그대로 업체의 배만 불리는 '퍼주기식 행정'이라는 것이다. 시내버스 업체 스스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고 광주시는 이것에 대해 심사하고, 경영개선 조건을 강제하면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전제가 없는 재정지원은 안된다는 요지에 대한 표결이었고, 이것도 소수로 (5 : 1)졌다.

나도 다수가 되고 싶다. 주류가 되고 싶다.
광주시의회의 활동을 주도하는 "다수파"가 되고 싶다. 그래서 상식에 맞는 의견이 결정되도록 하고 싶다. 여타의 복잡한 계산법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무엇이 광주시민에게 이득이 되는데 .. 무엇이 원칙인데, 상식인데 ? " 라고 하는 주권재민의 원칙과 보편성에 의한 의회활동을 견인하고 싶다.

그렇게 되는 날을 위하여, 소수는 존재 의미가 있지 않을까 ? 그때까지 나, 외롭지만 당당히 소수의 길을 가련다.

/윤난실(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광주광역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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