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플레이'인가 '희망의 불씨'인가
'언론플레이'인가 '희망의 불씨'인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1.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도 "2012년 여수인정박람회 국가계획 추진"발표 >
<산자-외통부 "협의 없었다" 재경부"권고사항">
<'2012 光박람회'추진 광주시, "우리도 기회줘야">
<"동부권위무차원 유치 전철 밟지 않기를">


전남도가 2010 여수세계박람회유치무산이후 사후대책의 일환으로 '2012 여수 인정박람회'를 추진하고 나선 것과 관련, 역시 2012년 광엑스포 유치를 선언한 광주시와 또다시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전남도의 '인정박람회'유치 선언은 그러나 관련부처와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조되고 있는 전남 동부권과 경남 서부권 주민들의 불만을 위무하기 위해 서둘러 나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박태영 전남도지사는 지난 15일 도청 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날 전윤철부총리주재로 '박람회유치 실패따른 후속대책논의'관계장관회의를 갖고 현 정부가 2012년여수인정박람회를 국가계획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결정했고 이를 경제부총리 명의 문서로 인수위에 제출함으로써 차기 정부가 승계하여 추진하는 것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경제장관회의에서는 또 2012년 인정박람회 여수 유치를 포함한 전국체전 전남(여수)유치,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확대 지정 등 9건의 건의가 아울러 논의됐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지난 6년여 유치활동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하면 유치가 가능하고 또 낙후된 전남 soc확충위해선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동부권 불만 고조, 시-도간 갈등 재연 양상


전남도의 이같은 국가계획추진 발표에 대해 광주시와 중앙 해당부처는 물론 여수지역 시민대책위로부터도 우려가 터져나왔다.

'여수 세계박람회유치 무산 여수.전남동부권 경남서부권 시민대책위원회'란 다소 긴 이름의 현지 대책위의 첫 반응은 "믿지 못하겠다"였다.
지역 YMCA, 경실련,환경연과 재향군인회,바르게살기협의회 등 80여개 단체가 망라된 시민대책위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이제까지 정부의 행태와 광주시의 2012년 '광엑스포' 추진 등으로 미뤄 박지사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대통령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보장을 약속하는 공식 문서를 교부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5일 도청 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정 박람회 추진을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23일 임채정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2012년 인정세계박람회 여수 유치를 차기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무현대통령당선자에게도 이를 건의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그러나 요구한 인수위원장 서명 등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박지사의 '국가계획추진확정'발표는 중앙 관련부처와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을 빚고있다.
국가차원의 유치행사인 박람회를 개최하기위해선 모든 관련부서와의 협의가 전제돼야 하기때문이다.

이와관련, 외교통상부 심모 투자심의관은 24일 "어떤 성격의 장관회의였는 지 모르지만 논의가 됐다면 국가계획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으로 이해한다.국가정책확정은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무역진흥과 노모 사무관도 "결정된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결정사항이었는 지 모르겠다"면서"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대규모 지역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내부 타당성 준비, 결정할 수 있는 기관 단체 및 국회의원들에 대한 설득 등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우를 예로 든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지역에서 먼저 핫이슈로 몰아가면서 '중앙정부에서 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재정경제부의 입장은 어떨까.
재경부 조정2과 김모 사무관은 "당일 물가대책회의를 마친 경제장관들이 장관집무실에서 여수박람회 무산에 따른 후속대책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며"인정박람회는 다음 정권이 판단할 사항이며 이날 참석 장관들의 의견이 어떤 것인지를 모아 다음 정권에 권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가 경제장관회의라고 밝힌 당시 모임은 주재부서인 재경부의 홈페이지 '부총리 동정'에는 빠져있다.

박광태시장 "갈길 간다"


민선 3기 光산업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광주시는 박지사의 발표에 아주 불만이 많다. 할말은 많지만 시도민에게 또다시 갈등관계로 비춰질까 자제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할말을 하고 만다'

23일 박광태시장은 일본 오사카에서 벨테크(주) 대표와 300억원에 달하는투자 의향서를 교환하고있다.

광주시 한 간부는 "2010 여수박람회 실패에 따른 후속대책 논의가 있긴 했지만 국가계획으로 확정했다는 말은 의심스럽다. 인천 부산창원까지 관계된 문제로 국가차원에서 조정과 협의가 있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해 여수가 박람회개최지로 선정이 됐으면 여수는 물론 광주도 이익을 봤을 것이다. 우리도 광엑스포 유치를 하고 싶었지만 여수의 신청으로 보류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까지 光을 주제로 계획된 엑스포는 단 한건도 없어 2012년은 광주가 아니더라도 세계 어디서건 할 수 밖에 없다. 선점의 논리로 국가적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그는 "광주와 전남이 평행선를 달리고 있는데 안되는 건 안된 것이고, 우리도 기회를 줘야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24일, 모두 5천억원을 2008년까지 투입하는 것등을 내용으로 한 광산업 2단계 육성 세부계획을 확정한 광주시의 박광태시장은 "금명간 세부개최방안을 공식건의하고 범 시민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 며 물러설수 없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정치논리에 지역민 상실감 재연 없어야"


현재로선 광주시와 전남도는 '2012년 박람회'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양보할 기미는 아직 없다. 도청이전 공방마냥 평행선을 그으며 끝까지 가는 우려할 만한 사태가 재연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전남동부. 경남서부권주민들의 좌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6년동안 유치위관계자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볼때 투표당일까지 여수 유치가능성을 의심치않았다"는 시민대책위관계자의 말에서 지역민들의 피해의식을 엿볼 수 있게된다.

여수 인정박람회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한 중앙부처 박람회 관련 공무원은 "같은 지역에서 왜 그런지 밖에서 보면 답답하다. 절차와 단계를 밟고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해도 될만한 사안을 놓고 그렇게 다툼을 벌이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혹여 부풀어진 기대감이 어느 순간 풍선처럼 산산조각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