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파란 하늘이, 블루프린트
<신간 안내> 파란 하늘이, 블루프린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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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김갑진 지음, 스타출판사, 6천원.

'신지도 않은 구두들이 외출 준비한다. / 내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방에서만 생활하니 / 자연히 구두도 외출을 못한지가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 지금쯤이면 보기 흉한 몰골이 되어 쓰레기더미에 있을 법 한데 / 먼지를 뒤집어쓰고 침통한 얼굴로 기다리길 7년! / 어느 때인 가부터 세수도하고 분도 바르고 치장을 하고 / 나를 보고 웃는 얼굴로 바깥에 나가자고 유혹을 한다. / 아직 버리기 아까운 생각에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 언제부터인가 아내가 먼지 묻은 신발을 손질하며 그날을 기다린다.'

둥근다리시인 김갑진(56)이 네 번째 시집을 펴냈다. 35년간 국내외 비행장, 발전소 등 중요건설 부분을 담당해온 전문건설인으로 인정받아오다 갑자기 쓰러져 반신불수의 식물인간으로 7년째 바깥세상을 나가보지 못한 체 오로지 휠체어에만 의지하여 시를 쓰고 있는 그는 네 번째 시집을 처음으로 서점에서 판매하게 되었다.

첫 번째 시집을 내면서 부인과 함께 나란히 사후시신을 장기기증본부에 기증하기도 한 김갑진 시인의 유일한 소망은 장애인들이 모여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비영리단체인 '웃는나라동산'을 만드는 것이다. 7년동안 쌓인 사람과 세상에 대한 그리움 탓이다. 때문에 이번 책의 수익금도 동산을 만드는데 전액 쓰고 싶다고 전했다. 더불어 홈페이지(www.yes0071.pe.kr)를 개설하고 회원과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기도 하다.



블루프린트
-복제인간, 꿈의 실현인가 잘못된 부화인가?-

/샤를로테 케르너 지음, 이수영 옮김, 다른우리, 8천원.

'동물 사육사는 자신이 사육하고 있는 동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고 있을까?'
'불루프린트' 서두의 의문이다. 우리 중 누구도 존재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부여받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복제인간의 제조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본격적인 뉴 밀레니엄을 맞은 바양흐로 21세기, 마지막까지 신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인류'의 창조까지도 과학의 힘을 빌어 '복제'라는 이름으로 흉내낼 수 있게 된 시대, 과학의 위력이 미치지 못할 곳이란 실로 전무해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이리스(Iris)와 시리(Siri), 모녀지간이자 쌍둥이 자매인 이들을 통해 '블루프린트'는 인간복제가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니 과학의 승리라는 말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나라는 존재가 정말로 있기나 했던 것일까? 개별적인 인간으로서의 내가 있긴 있는 것일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자기정체성의 문제를 깊이 파고든다. 또한 세대 차를 둔 쌍둥이이자 동시에 딸인 시리의 외침,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거야'라는 절규는 우리의 딸들이 누대에 걸쳐 해왔던 맹세와도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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