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합원은 일터로 가고싶다
[기고]조합원은 일터로 가고싶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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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종[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장]
동광주병원은 지난 95년 문을 연 뒤 계속되는 흑자로 96년 호남병원을 다시 개원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동광주병원의 기형적인 직원구성, 열악한 근무환경, 적은 임금 등 문제점들을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안다. 하루 12~14시간 일을 해도 연장근무수당 한 푼 주지않고 연차휴가는 쓸 생각을 못했다.

환자를 돌봐야 될 간호사들이 피고름 묻은 빨래를 분류하고 수액을 운반하는 등 잡무로 제시간에 제대로 환자를 돌볼 수가 없었다. 조합원들은 인간답게 살고싶다는 소박한 요구로 지난해 5월 19일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병원은 노조탈퇴 압력, 부당인사, 임금체불 등 상상도 못한 탄압을 해왔다.

노동조합을 만들면 법에 보장된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성실한 교섭을 원했으나 돌아온 것은 괴롭힘과 탄압 뿐이었다. 파업은 예견된 결과였는지 모른다. 파업 후 평화적인 농성과 함께 병원측의 성실교섭을 호소했지만 병원은 이 지역에서 유례가없는 여조합원들에 대한 폭력을 휘둘러댔다.

농성참여자들에게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대고 대자보를 찢고 이를 말리는 여성조합원들을 실신시키고 온갖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상상할 수 없었던 병원의 폭력에 맞서 지부장이 삭발하고 시민홍보와 서명운동을 벌여 3만이 넘는 광주시민의 지지를 받았다.

또 북구청, 광주시청, 시의회, 국회의원, 노동부, 시민사회단체 등에 원만한 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래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동광주병원 문제가 크게 다뤄지고 광주지방노동청장이 중재활동에 나서기도 했으며 시민사회단체들도 중재단을 만들어 여러차례 병원과 접촉했다.

그러나 병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조탄압을 멈추지 않았다. 조합원 징계는 물론이고 새벽에여성조합원들이 잠자는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했다. '업무방해'니 '노동법 위반', '불법점거' 온갖 고소고발을 다하고 심지어 조합원들의 보증인의 재산에 20억원에 달하는 가압류를 해놓고 노조말살에 매달리고 있다.

병원은 폐업 한달만에 간판만 바꿔 '광주병원'이란 이름으로 재개원했다. 위장폐업에 대한처벌을 피하기 위해 임대형식을 빌려 문을 연 것이다. 조합원을 배제한 거의 모든 직원들(181)이 재고용됐다. 한달간 폐업은 조합원들을 흩어지게 해서 노조를 깨기위한 위장폐업이었음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병원은 병원 재개원과 더불어 노사문제 해결과 고용승계를 위해 공문발송, 면담요구를 제기하고 있지만 병원은 면담조차 하지 않고 취업박람회나 신문광고 등을 통해 간호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봄이 오기 전에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통해 길거리로 내몰린 조합원들이 환자 곁으로 정든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최권종[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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