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배 mbc사장 -어명 거역한 인사?
김중배 mbc사장 -어명 거역한 인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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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배 mbc사장 선임 막전막후 배경은 무얼까. 예상을 뒤엎은 결과,'방문진'의 반란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정부는 목포MBC사장을 이사회에 추천했으나, 김중배대표 천거 분위기로 급반전됐다. 김중배 언론개혁시민연대 및 참여연대 대표의 MBC사장 선임을 두고 '작은 혁명'이라거나 '방문진의 반란'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혹자는 '어명의 거역'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방문진은 'MBC방송문화진흥회'의 약칭으로 MBC주식의 70%를 위탁관리하는 사실상의 관리감독기관이다. 방문진은 MBC 노성대 사장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해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까지 MBC내부에서는 고 진 목포MBC사장의 사장선임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방송사 사장선임에 많은 영향을 끼쳐온 정부에서는 고씨의 사장선임을 내심 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예상대로 고씨가 추천됐고, 임성기 방문진이사(전 대전방송대표), 유수열 MBC제작본부장이 사장 후보로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임 이사가 갑자기 사퇴를 표명하면서 김중배 대표를 천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표결결과는 김중배 6표, 고 진 2표, 유수열 1표로 나왔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대선, 그리고 선거에서의 방송의 중요성, 김중배 대표의 꼿꼿함 등이 '어명 거역'이라는 말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MBC방문진 이사진은 김용운 한양대명예교수(이사장), 김남조 시인, 최일남 소설가, 이상신 고대교수, 지은희 한국여성단체연합대표, 최병모 옷로비사건특별검사 등 9명이다. 언론노조는 지난해 방문진 이사선임 때 방송프로그램 납품업자, 부천성고문사건 부장검사 등의 인물이 거론됐었으나 MBC노조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된 대신 여성운동의 대부격인 지은희씨, 최병모 변호사 등 진보성향의 인물들이 포진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가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채로 이날 밤 무교동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권영길 노동당대표, 박원순 김동춘 조희연 참여연대 관계자, 최문순 언론노조위원장, 손석춘 한겨레신문부장 등 20여명이 모인 술자리에서는 찬반격론이 붙었다. 참여연대측이 주로 반대했는데 요지는 '흠집'이었다. 김대표는 한국시민운동 언론운동의 좌장으로 상징적 인물인데 사장이라는 직위와 많은 이해가 상충하는 현실 속에서 보수세력의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또하나는 시민의 정치세력화가 화두로 등장하는 시점에서 운동진영의 손실과 공백이 너무 크다는 입장이었다. 찬성 쪽은 올바른 가치를 실행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MBC뉴스의 시청자가 1천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어떤 교육과 선전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불편부당한 보도와 정치권력, 자본권력에 맞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첩경이라는 논지를 폈다. 술자리는 밤새 이어졌고 김대표는 경청했다. 이튿날 오전 김대표는 언론노조와 MBC노조위원장의 "노조가 최대한 돕겠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 김대표는 26일 주총을 통과했다. 김대표는 1934년 광주태생으로 광주고와 전남대를 졸업, 57년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디뎌 동아일보 편집국장 한겨레신문 사장을 지냈다. 김대표는 동아일보 편집국장 시절, "언론은 이제 권력과의 싸움에서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언론자본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동아일보를 홀연히 떠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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