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쟁력있는 나라 위한 희망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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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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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기[시민의신문 편집국장]

노무현 대통령 당선은 한국 시민사회가 이미 상당히 성숙해 있음을 반증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정치인의 변절과 이합집산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정치, 우리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원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의미는 한마디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걸로 요약 할 수 있다. 우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권력 시스템이 교체돼야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그 자체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번 대선 결과는 그 폭발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낡은 권력들의 교체 요구 반영

먼저 언론권력의 교체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의미는 우리나라 여론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 이른바 조중동(조선 중앙 동아)의 권력만들기가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우리국민들은 조중동이 노무현 후보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가 언론권력인 조선일보와 싸울 때 적지 않은 국민들이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보수층의 두께와 공룡화된 언론권력은 보수층과 가까운 특정후보를 지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노후보를 홀대했다. 그러나 인터넷매체와 인터넷에 익숙한 디지털세대는 이같은 언론권력에 맞서 싸웠다. 노사모와 안티조선 등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대항한 것이다. 언론권력과 맞서싸운 노후보의 승리는 이같은 노사모와 안티조선 등이 활동무대로 삼았던 인터넷매체에 힘입은 바 크다. 기존 언론의 권력에서 인터넷 매체로의 언론권력 교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상징적 징후이다.

둘째, 세대권력의 교체이다. 기존 한국 사회의 주류로 자처해 온 세대가 50~60대의 보수층이라면 20~40초반 세대는 비주류이면서 신진세대이다. 당연히 목소리가 생경할수 있고 세련되지 못하다. 보수층이 변화에 익숙지 않고 개혁에 주저하는 반면 신진, 비주류인 젊은 세대는 개혁과 변화를 열망한다. 이번 선거가 어느 정도 개혁과 보수, 젊은 층과 노년층의 대결로 특징지워지면서 노년 보수층은 이후보를,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젊은 층은 노후보를 지지했다. 노후보가 당선함으로써 주류라고 자처해온 보수층이 누리고 있던 권력의 중심점이 이제 개혁과 변화를 원하는 신진 젊은 층의 목소리로 옮아갈 가능성이 이번 대선이 낳은 최대 변화다.

셋째, 낡은 정치권력의 교체이다. 선거철만 되면 권력의 변화에 따라 정치 소신없이 이합집산하는 철새정치현상, 지역감정에 호소해 당선하던 망국적 지역주의정치, 공천권 등을 바탕으로 한 권력집중형 보스정치 등이 이번 노무현 대통령 당선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한껏 높아졌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 국민통합 21등 기성정치 개념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희망의돼지저금통', '노사모 팬클럽' 등 현상을 등에 업고 노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아마도 향후 5년간 낡은 개념의 정치권력이 새로운 개념에 적응가능한 정치권력으로 바뀌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넷째 다양한 분야에서 권력의 분산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우선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현상으로의 가능성이다. 이번 대선에서 제기된 '행정수도 이전' 공약 논쟁의 철학적 접근은 지방분권이다. 앞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국가의 경쟁력이 상실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됐다. 중앙정부의 예산계획과 집행권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지 않으면 지역은 죽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지역에서 위기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정치개혁 및 정당정치 쇄신 기대

노 당선자에게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지를 받아 50%지지에 의한 당선이라는 국민적 힘을 가지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비민주화 시대의 수직적 의사소통문화에서 디지털시대의 비권위적인 수평적 의사소통문화에 익숙한, 노후보의 겸손하고 서민적 이미지가 더욱 많은 부문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는 비효율의 정치, 경제, 사회 등 많은 부문에서 투명하고 효율적인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민참여형 경선을 통한 정치의식고양, 월드컵때 보여준 자발적 참여에 의한 자긍심과 자신감, 여중생 촛불시위에서 보여준 오만한 미국에 대한 민족적 자존심과 자긍심은 시민들의 사회정치적 참여를 통해 이뤄진 것이고 이같은 힘의 바탕이 노후보 당선에 기여한 바 컸을 것이다.

우선 노 대통령 당선으로 50년 한국 현대사를 옭아맸던 지역감정 망령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혈연-학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정대표의 지지철회가 오히려 공동정부라는 부담을 덜게 됐고 당내외 정파로부터 자유롭게 됐다. 정치개혁과 정당정치의 쇄신을 기대할수 있는 계기다.

이번 대선을 전후해 무엇보다도 한국민들은 많은 자신감과 자긍심을 얻은 게 큰 수확이다. 기술관료출신인 50대 지도자 후진타오를 선택해 한단계 도약하려는 중국의 야심찬 계획에서 볼수 있듯이 동북아 시대뿐 아니라 세계는 갈수록 경쟁체제로 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스스로 경쟁력있는 나라만들기 체질개선을 위해 새 대통령을 선택했다고 보고 싶다.

/조대기(시민의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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