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만 남고 중앙·동아는 떨어져 나간다'
'조선만 남고 중앙·동아는 떨어져 나간다'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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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대통령선거기간은 한국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정치뿐 아니라 언론계에도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언론계에선 '수구언론'으로서 한묶음으로 취급받던 조중동에 변화가 일고 있음이 감지돼 왔다.
대통령 선거기간 물밑에서 감지되던 이들 조중동의 변화에 대해 '수구언론의 연합고리가 깨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한국방송광고공사 광주지사 강당에선 한국언론재단이 후원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한 '2002년 대통령선거보도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광주전남지역과 부산경남지역의 대통령선거보도에 관한 기조발제와 그에 대한 패널토론으로 이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언론노조 양문석 정책연구팀장은 토론에서 "선거기간을 거치면서 기존 언론판도가 바뀌고 있다"며 "특히 이젠 조중동의 시대가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의제설정능력의 감소와 그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한국 보수언론계의 고리가 깨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중동의 연합고리가 깨지고 있다"
대선토론회서 언론노조 양문석 정책팀장 주장
정보독점의 틀도 깨져 사회의 다양성 확대 기대


"지금까지 한국의 언론계는 매일 3백50만부를 발행하는 조선일보가 조간에서 먼저 치고, 동아일보 등의 석간이 오후에 받아치면, 이어 방송사의 저녁뉴스가 그 여세를 이어가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DJ의 집권이후 MBC와 KBS가 이 고리에서 먼저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조선일보를 받아주던 동아일보와 국민일보가 이미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환해버렸다. 문화일보 정도만 석간으로 남았는데, 그나마 문화일보는 조선일보의 의제설정능력을 고스란히 받아 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특히 조·중·동이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조선일보와의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오던 중앙일보가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조중동의 고리에서 탈퇴했고, 동아일보도 대선후보자의 지지율 등반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는 것. 결국 조선일보만이 우직하게 '제자리'를 지켜오는 셈이다.

사실, 이러한 조중동간의 불협화음은 최근 북한의 핵협상관련 보도에서도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지난 12일 북한의 핵시설 동결해제 선언발표에 대해 마치 당장이라도 큰일 날 듯 보도했지만, 동아와 중앙은 일상적 헤드라인 정도로 처리했을 뿐이다.

양팀장은 인터넷매체의 역할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터넷언론매체는 그동안 조선이 독점하던 정보의 틀을 깨뜨리고 있다"면서 "정보의 독점은 관점의 획일화로 이어졌는데 이 틀이 깨짐으로써 한국사회는 다양성을 보장받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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