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님 감사합니다'
'정몽준 의원님 감사합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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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원님께 감사는 이번이 세 번째랍니다.

첫 번째 감사: 후보 단일화의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셨을 때입니다. 정치인들의 조변석개(朝變夕改)와 조삼모사(朝三暮四)의 투철한 정신을 이인제 학습 효과로 인해 익히 터득해 있던 터였는데 정몽준의원님께서는 상당히, 뜻 밖에, 의외로, 깨끗하게 승복하시더군요. 멋졌습니다. 지금도 그 감동은 여전합니다.


두 번째 감사: 후보 단일화의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시고 난 후에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한참을 뜸을 드리시더니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최고조에 이르러서야 유세에 합류하셨습니다. 그 완벽한 계산법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었답니다. 사실 저는 단일화 승복 선언 후 곧바로 노무현후보와 손을 맞잡고 전국을 돌며 유세에 합류하실줄 알았거든요.


저 같은 범인(凡人)들이 어찌 그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있었겠습니까. 의원님은 절묘한 타이밍을 절대로, 죽어도, 놓치지 않는 배팅과 딜의 황제셨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숨도 못쉬고 지켜보면서 저는 청나라에 인삼을 팔던 임상옥은 의원님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란 생각을 했답니다. 두 번째는 감탄이었습니다.


세 번째 감사: 유세 합류 후 4일동안 사모님까지 동원하셔서 동에 서에 번쩍이시더니 선거운동 마감 약 1시간을 남겨놓고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 하셨습니다. 고백합니다. 의원님에게서 감동과 감탄을 했지만 '신뢰'하지는 않았었답니다.


게다가 DJP연정실패를 경험한 유권자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실제로 의원님께서 유세에 합류하시기 그 전후(前後)의 노무현후보 지지도는 별로 변화가 없는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다시 말하면 오늘 밤 갑자기, 별안간, 발표하신 '노무현후보 지지철회' 선언도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듯한 느낌도 들구요.. ^^ 어쩌면 의원님께 당한 배신감으로 투표율도 높아지고 젊은이들이 단단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생기는군요. '상식'과 '몰상식' 사이에서 결정을 미루던 '상식'의 표에 대한 기대감 말입니다.


암튼, 4일동안씩이나 그 어눌한 웅변력으로 전국을 다니시면서 애써주시느라 고 애쓰셨습니다. 그런데 김행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에 의원님께서 '배반'을 하면 안된다는 언급을 하셨더군요.


적반하장(賊反荷杖)의 타이밍도 완벽했습니다.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감사인사를 가름하겠습니다. 행여라도 내일 아침에 "노무현후보 지지철회를 철회합니다" 이런 기자회견 하지 마세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아서요. 그럼 .. 이만..^^

<이글은 독자회원인 ID 미풍님이 자유게시판에 올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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