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영화제, 문제는 다시 '정체성'이다.
광주영화제, 문제는 다시 '정체성'이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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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제영화제의 평가와 전망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3월에 있었던 1회영화제에 대한 평가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였다. 지난 토론회가 시민단체의 끈질긴 요청에 의해 열린 것으로 영화제에 대한 문제제기 일변도였다면, 이번 토론회는 반대로 조직위측을 향한 '격려사'들이 많은 경우였다. 영화제의 졸속 준비를 막으려면 적정예산을 확보해야하고, 프로그래머나 사무국을 상설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등이 그런 부류에 속했다.

그럼에도 광주영화제가 발전하기 위한 '원초적이고 따끔한' 방향제시들이 없지 않았다. 이들을 정리하면 '정체성'의 문제로 모아진다. 광주영화제를 왜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중심에 놓고 영화제를 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제기가 그것들이다.

토론회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광주전남문화연대 김지원 사무국장은 이번 영화제에 대한 평가에서 '차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월 영화제 기간 관람객 4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차별화된 프로그램개발'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다른 영화제와의 다른 광주국제영화제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영화제 두 번째 평가토론 열려
'정체성', '차별화'의 문제집중
"광주+영화제" 누가 고민하나


이러한 주장은 이어 발제자로 나선 영화연구가 김성태 박사에 의해서도 뒷받침 됐는데, 그는 "'광주'라는 지역적 의미와 '영화제'라는 축제적 의미가 서로 연결성을 갖지 못한 채 '영화제'라는 일반적 축제행사의 의미로 유난히 기울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앞으로 광주영화제가 "규모 보다는 그 수준과 역할의 측면에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온 중앙일보의 이영기 기자도 "부산영화제등과 비교하는 '규모컴플렉스'를 벗어나 다양한 영화를 포괄하면서도 그 '중심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들은 결국 마지막 토론에 참석한 전라도닷컴의 이정우 기자에 의해 정리됐다. 그는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한 평가전망에서 결국 정체성과 컨셉의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컨셉은 영화제의 주요주제는 물론이고 규모와 스타일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광주에서 펼쳐지는 영화이므로 '정치''인권'등을 포괄하는 개념을 하나 정하고 매년 다른 소주제를 중심에 놓고 다양한 섹션들을 배치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렇게 해야 광주영화제는 다른 곳이 아닌 '광주'에서, 다른 축제가 아닌 '영화제'를 하다는, 자기 중심을 갖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행사주최측에 어느정도 전달되고 인식될지는 미지수다. 자유토론에 참석한 광주미디어센터 고광연 소장은 "영화제의 컨셉이나 운영 등을 어디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지에 대한 영화제조직내의 명확한 책임과 역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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