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요구와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시민 요구와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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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은 광주에게 무엇인가

택시를 타고 '시청으로 가자' 했더니 택시기사가 난데 없이 '도청 이전'을 꺼낸다. "무안엔 도청이 지어지고 있는데 경제시장이라고 하면 무작정 도청이전만 운운할 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예산을 유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민주당 보고 찍었다가 또 속은 기분이란다.

구태의연한 지역주의와 색깔론을 펼쳤던 정치권의 낡은 모습. 광주는 지난 3월 반기를 들었다. 정치의 주변부에 위치해 있던 중산층과 서민, 386세대, 네티즌, 여성들이 나서서 개혁을 열망했다. 절대적 존재 DJ 힘이 무너졌지만 오히려 민주당과 DJ에게서 자유로워진 광주는 앞으로 펼쳐질 정치변화에 '희망'을 걸어본다.

그러나 개혁돌풍인 '노풍' 이후 세워진 민선3기 정치는 아직도 이 바람을 감지 못하고 있다.
최근 광주시 도시철도공사 특채에서의 박광태 광주시장 주변 인물들의 우선 채용과 또, 행정사무감사에서 감사관실 자료제출 거부를 놓고 이틀에 걸친 광주시와 시의회의 힘겨루기 양상은 광주의 정치 개혁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이다.

지방선거 이후 아직도 미래구상 틀 제시 못해
대선 후 변화, 개혁·정치냉소 기로에 서 있다


그럼에도 광주는 또다시 대선을 바라보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이런 바람을 계기로 새로운 정치가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치권 내부가 시민들의 요구와 압력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에 달려 있다.

6·13 지방선거와 8·8보궐선거 이후 관료와 지역출신 정치인, 기업가, 언로, 심지어 시민사회 영역도 광주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미래구상을 위한틀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시민들과 진정한 소통을 이룬 것도 아니다. 각 분야에서 자기 목소리 키우며 상대를 비판하는 데는 뛰어났으나 이를 한데 모아 내는 노력은 부족했다.

대선이 끝나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 지역은 적잖은 변화를 맞아야 할 상황이다. 이미 지방분권에 대해 대통령 후보들이 입을 모았듯이 자치와 분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며 시민사회단체도 정치개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순수 시민운동과 정치참여 두 갈래의 줄기를 세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편,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여론도 있다.

그런 점에서 광주는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광주가 스스로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느냐는 이후 광주 새역사 만들기에 주춧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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