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노래, 내가 불러요
내 마음의 노래, 내가 불러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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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끄고, 당신의 목소리로 그 자리를 채워보세요. 처음에는 적적하던 그 공간이 당신이 내는 소리로 가득 찰 겁니다."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자립적 삶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을 읽다가 나는 이 대목에서 멈추었다. 분주함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와 영적 성찰을 생각하는 이 즈음, 나는 명상음악에 심취해 있다.

인도음악을 비롯해 가곡, 국악명상... 집안에서도 차안에서도 늘 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고 나 자신을 느껴본다. 음악에 의지한다는 것, 그 또한 외부에 기댄다는 것인데, 아직 나는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나를 찾는 여행은 아직도 출발점을 맴돌고 있는 것인가. 지금 이 시간에도 대금 소리로 컴퓨터 소리를 감추고 있다.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것은 자신을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이리라. 나는 계속해서 나의 소리를 묻어두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소리는 노래로 표현될 터. 노래가 단지 악보 따라 부르는 것이 아닌 자신의 표현이라는 것은 그래서 나온 말이리라.

거슬러보면, '노래'라는 말은 '논다'에서 왔다 한다. 그래서 노래한다는 것은 논다는 뜻을 나타내고, 때문에 재미있고 행복해지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된다. 그 노래를 여럿이 하면 기쁨은 커질테다. 잘 놀지 못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노래를 해볼 것을 권한다. 노래야말로 자기를 표현하고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테니 말이다. 그렇게 즐겁게 노래하고 어울리며 잘 노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 아이들.

<아름나라>는 쉽고 솔직한 노랫말에 곡을 붙인 노래를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하기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 예술단이다. 89년, 마산에서 처음 만들어진 <아름나라>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함께 하는 지역이 늘어났다. 음악교육을 하던 고승하님은 아이들의 감정을 솔직히 나타낸 노래가 아쉬웠단다. 늘, 밝고 아름답게만 보여지고자 하는 동요를 보고 아이들도 우울하고 화날 때에도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된 것.

아이들이 직접 쓴 시와 글을 노랫말 삼아 곡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는 아이들의 느낌과 감정을 솔직히 담았기 때문에 공감 폭이 크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낄낄 웃기도 하고, 내 마음과 같다며 눈물 흘리기도 한단다. 이 노래들은 <아름나라> 예술단을 통해 세상에 나누어진다.

<아름나라>는 폭넓은 2등 층을 만드는 문화운동을 추구한다. 모두가 최고, 최상을 지향하는 세상에서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쉬운 음악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재단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바라본 주변과 사회를 글로 표현하고 이를 노래 할 수 있게 하는 것. 여기에 더해 아이들이 무대에 오름으로써 자신감을 기르고, 자기 생각을 나타내는 방법을 배운다.

지난 99년에 창단 한 <광주 아름나라>는 참교육학부모회 소속이다. 여러 음악회와 각종 행사에 참석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매주 수요일에는 참교육학부모회 사무실에서 노래와 율동, 글쓰기를 배운다. 그것들을 통해 아이들은 마음의 솔직한 표현방법과 주체성을 길러간다. 자기의 생각을 노래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어른이 규정한 '아이다움'에 맞춰 자신을 길들이는 것이 아닌, 보다 솔직하고 자신에게 충실해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 062-514-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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