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어진 관광자원부터 찾자
손에 쥐어진 관광자원부터 찾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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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해양 엑스포 유치를 생각하며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날이 다가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엑스포를 여수에 유치하기 위하여 밤낮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아마도 전남도민들은 물론이고 온 국민들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후원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여수시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너나없이 간절히 염원하고 또 염원했을 것이다. 유치의 성패여부와 무관하게 여수는 이미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첫째 여수와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상국립공원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었고, 둘째 전 시민 한마음 한뜻이 되어 무언가를 이루어 보기 위해 단결했다는 점이고, 셋째 전 국민의 관심을 여수로 돌릴 수 있었고, 네째 이번 일을 계기로 여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광 등 모든 분야를 총 점검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여수는 진일보한 도시도 거듭나게 될 것이다.

산업화는 반드시 2차산업을 대변하는 공업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와서야 관광산업의 가치를 인식한 것도 아니다. 1975년에 벌써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장 핵심적인 분야에만 존재하는 기본법(관광기본법)을 마련하고 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정부는 이미 20년 전인 1981년 12월 23일 여수 앞바다에서 부터 거문도, 나로도, 완도, 보길도, 진도, 도초도, 비금도, 흑산도, 홍도 등 16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우리나라의 1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이 공원은 면적이 2344.91㎢ 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으로 한국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오랜 해식작용으로 기암괴석의 해식애, 해식동 등 특이한 해안지형이 발달하였으며 온화한 해양성 기후로 무성한 난대성 식물이 어울려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역사적으로 신라시대에는 장보고가 당과 왜의 해적떼를 토벌하여 해상왕국을 건설하였으며, 고려시대에는 송·원·왜와 통상하던 해상무역의 중심 수역으로 신안군 앞바다는 송·원대의 도자기 매몰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충무공 이순신이 왜적을 격파했던 전적지가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오늘날 여수 엑스포 유치를 담당했던 관련 실무자들은 많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세계에 내놓고 당당하게 보여줄 만한 거리가 너무도 없음을, 그리고 개발이나 투자가 이루어진 바가 거의 전무하였음을 실감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관광자원중에서 세계적으로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것이 2가지가 있다. 그것은 1,000여개에 달하는 자연동굴과 3,170개(유인도 : 491개, 무인도 : 2,679개)의 섬이다. 자연동굴은 학술적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섬 이야말로 우리나라가 개발해야할 가장 특화시킬 수 있는 관광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전남은 전국도서의 62%에 달하는 1,969개의 섬(유인도 : 280개, 무인도 : 1,689개)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지역이 산업화, 공업화가 되지 않아 청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반도국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으며, 무역, 관광 등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보고이다.

이번 여수 엑스포 유치 노력을 통해 전남관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수, 완도, 진도, 신안의 관광 개발 노력이 자치단체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하는 풍부한 관광자원을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양시대의 도래를 선언하고 해상강국의 꿈을 다시 펼치고자 하고 있다. 전남에 해양관광왕국을 건설하자. 버려진 섬들을 개발하여 대규모 위락형 관광단지를 만들고 일본과 중국, 동남아를 이을 수 있는 태평양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해상 거점으로 거듭나자. 여수의 노력은 해양관광개발의 한 모델이 되어 많은 교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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