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면접까지 고액 과외 받는다
논술 면접까지 고액 과외 받는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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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난 후에 오히려 논술을 비롯한 고액 과외가 성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다양해진 각 대학 입시 전형 방법에 따라 수능점수 이외 논술과 면접등이 합격을 좌우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일부 논술 학원에서는 불법 고액 과외까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획일화된 공교육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오히려 사교육 시장이 더 넓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사태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학원서 한달 30-40만원 고액 논술 과외 성행

광주 동화여고 김미현양(18)은 수능이 끝난 지금이 더 바쁘다. 시내 모 학원에서 개설한 4주짜리 논술 과정에 등록했기 때문이다. 수강료는 35만원. 비싸다고 느꼈지만 첨삭 개별지도 및 면접 요령 등이 포함되어 일반 과목 수강료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는 학원측의 설명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울며 겨자먹기로 등록했다.

김양은 "논술이나 면접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나온다. 학교에서 접하지 못했던 내용이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남은 기간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하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등록된 이들 학원의 법적 수강료는 한달 5만원선이다. 법을 적용하면 현재 성행하는 고액 과외는 불법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첨단 소재 한 논술학원 관계자는 "고액 논술 과외는 학원 강의가 아닌 말 그대로 '과외' 형태로 진행되기에 불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0년 과외신고제가 도입되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외신고제는 과외장소나 수업시간 등에 관해 어떠한 법규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사설 학원에서 행해지는 고액 과외가 법망 밖에 있다는 말이다.

복잡한 입시제도, 획일화된 공교육이 빚은 불협화음

박현미양(18)은 "서울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한 친구는 50만원에 한달 5번 하는 심층 과외를 받으러 매주 서울에 간다고 들었다"며 이는 수시모집이 확대되면서 논술과 면접의 영향력이 커진 탓이라고 말했다.

사실 대학의 논술과 면접 등 수시모집 확대는 수능 위주의 획일화된 공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오히려 고액, 불법 과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시내 모 학원 수강생 박성욱군(20)은 "이 지역 특수고 현직 교사로부터 과외를 받은 적도 있다. 고액 과외라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다"고 현실을 전했다.

다양화, 복잡화 되어 가는 입시제도에 반해 여전히 획일화, 제도화 된 학교 교육의 현실이 빚은 불협화음. 논술, 면접 고액 과외 열풍은 일그러진 우리 공교육의 단면을 비추는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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