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역경매 해봤니
인터넷 역경매 해봤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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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매 - 경매도 인터넷에서 지난 1월 광주시내 모 백화점 1층 상설무대. 여성의류 매장에서 20만원에 팔리던 정장 1 벌이 경매에 붙여졌다. 30여명의 구매자가 몰린 이 경매는 1천원부터 입찰을 시작, '2만원', '3만원'…. 구매자들이 부르는 입찰가는 계속 높아졌다. 10여분이 경과한 뒤 이 정장은 최고 가 10만원을 부른 한 20대 여성에게 팔렸다. 일반적으로 '경매'란 공급자가 제품을 내놓으면 이를 사려는 사람이 서로 제품 가격을 부 르면서 구매 경쟁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많을 때 값을 제일 많이 부르는 사람에게 제품은 팔린다. 이런 경매 방식이 이젠 인터넷에까지 이어져 인터넷 경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컴퓨터 화면에 '역경매'라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면서 '좀 더 편리하게 싼 것'을 선호 하는 구매자의 입맛을 당기게 한다. 역경매란 어휘는 일반경매와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경매 방식 자체는 같다. 일반경매는 물건을 사려는 사람(소비자)이 입찰에 참여하는 데 반해, 역경매는 물건을 팔려고 하는 사람 (제조업체)이 입찰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따라서 일반경매는 구매자가 제품 가격을 점점 높게 불러 최고가로 낙찰되지만, 역경매는 공급자가 제품 가격을 점점 낮게 불러 최저 가로 낙찰된다는 차이가 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 사는 이 모씨는 핸드폰이 낡아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 인터넷 경매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인터넷에서 역경매를 활용하면 신제품을 싼값에 살 수 있 다는 정보를 접한 것이다. 이씨가 원하는 것은 폴더형의 작고 귀여운 스타일. 이씨는 먼저 역경매 사이트에 들어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핸드폰 목록을 찾았다. 때마침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 사 이트 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시작가는 33만원. 이 씨는 이 제품을 선택하기로 결정, 이제 역 경매가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만 남았다. 역경매 마감은 다음날 오후 6시다. 이 시각 까지 역경매의 가격 표시 숫자가 시시때때로 내려간다. 33만원에서 32만원으로, 또다시 31만 5천원으로. 제품을 팔고자 하는 공급자들이 입찰가를 게시판에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 씨가 다음날 6시 결과를 확인했을 때는 핸드폰 값이 30만원까지 내려가 있었다. 이 씨는 이 가격에 만족하고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최저가로 낙찰된 업체의 지정계좌로 30만 원을 입금시킨다. 그리고 3일 후 이 씨는 평소 갖고 싶었던 작고 귀여운 핸드폰을 들고 외 출을 한다. 역경매는 구매자가 최적의 조건을 제시하는 판매자를 선택할 수 있는 구매자 중심의 경 매 방식이지만 구매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 경매의 단점을 보 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구매자는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가격 정보를 받아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공급자 역시 구매자가 구입을 희망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 를 미리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의 판매 과정이 수월해지고 큰돈을 들여 별도의 매장을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공급자, 구매자 모두 시·공간상 절약이 가능하다. === 역경매 이용은 이렇게… 이씨가 경험한 것처럼 역경매는 구매자가 순서만 익히면 편하게 집에 앉아서 컴퓨터를 통해 마우스 몇 번의 작동으로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전자상거래 방식이다. 먼저 구매자는 원하는 제품을 신청하기 위해선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역경매 상황판을 살펴봐야 한다. 역경매는 인터넷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 종류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한 제품으로 한정되어 있다. 구매자는 구입 가능한 제품인지 유무를 확인한 뒤, 역경매를 신청한다. 이 때 역경매 상황판에 미리 제시된 '시작가'는 실제 제품의 판매가격이 아니다. 해당 제품 제조사의 인터넷 쇼핑몰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설정되며 가 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일종의 가격상한선으로 보면 된다. 역경매는 이 시작가로부터 제품 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역경매에 참여한 공급자들은 '시작가'를 기준으로 서로 낮은 가 격을 제시하며 경쟁을 하고 마감 시간의 최저가는 낙찰가로 결정된다. 단, 경매 마감 시간은 운영 사이트에 따라 다르다. 역경매 마감 후 최저가가 제품의 판매가로 결정되며 이 가격엔 배송비가 포함되어 있어 구매자는 별도의 배송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보통 역경매 진행 시간은 하루 이상이다. 구매자가 역경매를 신청하면 공급자들 또한 입 찰 참여 유무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경매 상황 게시판에 운영 사이트에 따라 '미참 여'라고 표기된 경우도 있는데 이는 역경매에 참여하는 구매자가 없음을 뜻한다. 이럴 땐 역 경매가 진행되지 않는다. 역경매가 마감되면 구매자는 최종 승인 절차를 거친다. 이 절차는 자신이 예상하던 가격 에 비해 낙찰가가 더 비싸면 구매를 최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매승인은 낙찰가가 결정된 후 3일 안에 해야하며, 입금은 지정된 계좌로 하면 된다. 다만 사이트마다 현금·카 드 결제 가능 유무가 다르므로 반드시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구매자는 입금 후 보통 3일 이내에 제품을 받을 수 있으며, 제품에 이상이 있을 시엔 교환이나 환불이 20일 이내에 가 능하다. ===인터넷 경매 참여시 소비자는 주의를! 인터넷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외국에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신의 아기를 경매 물품으 로 내놓은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고 내놓은 사람도 등장했다고 한다. 우 리나라에서도 벤처기업이 경매물건으로 등장한 사례도 있었다. 내게 필요없는 물건을 필요 한 사람이 사도록 하는 매매방식으로 시작된 경매가 이젠 인터넷 상에 등장하면서 갖가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럼, 과연 인터넷 경매는 안전한가. 이런 경매방식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우려하는 소리 도 나온다. 실제로 인터넷 경매 이용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소비자 불만 및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인터넷경매 사이트 운영업체와 인터넷경매 이용자 6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입찰한 물건이 낙찰된 후 낙찰가가 낮다고 판매를 거부 또는 취 소하는 경우가 24.4%, 구입한 물건에 하자가 있었다는 응답자가 21.3%로 집계됐다. 또 인터 넷 경매의 낙찰가가 너무 높다는 반응(33.4%-복수 응답)도 나오는 등 소비자 불만 사례는 다양하다. 따라서 소비자는 경매 참여시 고가 구입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 구입하고자 하 는 제품의 가격, 품질 등에 대한 정확한 상품가격 정보를 알아보고 참여하는 것이 좋다. 한 국소비자보호원이 제시한 인터넷 경매 이용시 소비자가 주의할 점을 살펴본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용시 그 사이트의 표준약관을 미리 읽어보고 구입한 제품의 반 품, 교환 및 환불 절차를 확인하는 등 문제 발생시의 책임 한계를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경매로 사고자 하는 제품의 시중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두어야 입찰할 제품의 가격이 어 느 정도 저렴한지 판단할 수 있다. △이용자의 개인신상정보 유출 예방을 위해 보안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사이트인지 확인 하고 이용한다. △인터넷 상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거래를 하다 보면 사기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 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매보호장치(escrow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매사이트와 거래해야 한다. 매매보호장치란 개인 구매자가 판매자와의 직거래를 삼가고 물건이 배달된 뒤 입금이 이뤄지도록 경매사이트가 그 중간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먼저 낙찰자(구매자)가 경매사이트 로 입금하면 경매사이트는 입금 확인 후 판매자에게 물건을 보내라고 연락하면 판매자가 물 건을 구매자에게 보낸다. 구매자로부터 물건을 받고 물건에 이상(하자)이 없다는 것이 확인 되면 경매사이트는 보관중인 물건 대금을 판매자의 구좌로 입금하고 인터넷 경매는 종료된 다. 현재 대형 사이트 16개 업체가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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