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씨앗 뿌렸더니 수확 기쁨 '두배'
사랑 씨앗 뿌렸더니 수확 기쁨 '두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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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학교 선정된 광주북초등학교

"봄에 씨앗을 뿌리고 지금은 수확의 기쁨에 바쁘답니다. 싱싱한 풋고추, 늙은오이도 따고, 코팅한것 처럼 예쁜 보라색의 가지, 빨간 미니토마토, 강낭콩, 깻잎…. 집에 올때면 두손 가득 수확을 해옵니다. 농장을 다녀온 저녁의 우리집 식탁은 그야말로 풍성 그 자체입니다. 땀 흘려서 키우고 수확한 야채를 가족과 함께 먹는 그맛은? 콩을 안먹던 애들이 맛있다고 먹을때 무척이나 흐뭇했어요."
광주북초등학교 텃밭을 농장 삼아 채소를 기르고 있는 이미옥씨 가족 이야기다.

각이 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조성된 학교 부지, 교문부터 펼쳐지는 아름드리 서 있는 소나무며, 포장되지 않은 교문 통로, 규격화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백일홍(배롱나무), 히말라야삼나무, 플라타너스, 대나무와 측백나무로 조성된 생울타리와 그 사이에 봄마다 노란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개나리.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숲속의 자연학교' 북초등학교. 전교생 44명의 조그마한 학교로 폐교 위기에 처해 있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똘똘 뭉쳐 '자연 체험 학습장'으로 만든 이곳이 올해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와 대한교과서 공동 주최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됐다.


지난 3월 부임한 장세준 교장은 북초등학교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 좋은 환경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잘 살고 있는 나무를 함부로 옮기는 일이나, 자연스레 뻗어있는 가지를 전정 하는 일, 차를 위해 콘크리트로 길을 덮어버린 일 등 인위적인 자연 환경을 변형시킬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폐교 위기 학교 살리기 위해
자연 체험 학습장으로 거듭나기
"광주시민들 다 와서 참여해요"


광주북초등학교의 나이는 67세. 2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한 때 전교생이 6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북적거렸으나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인구가 줄었다. 이에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학교 살리기 운동에 나선 것. 그 방법의 하나로 북초등학교의 주변 쾌적한 자연환경과 전인교육의 장점을 적극 살려 환경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환경단체 전문가와 공동으로 실시했다.

또, 외지로 떠난 학생들을 다시 불러모으자는 취지아래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새연합 전문가, 교수들과 함께 '작은학교,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본교는 평소 '크다'와 '많다'에 길들여져 가는 현실 속에 지역 공동체와 지역문화는 파괴되고, 각종 환경문제가 야기되는 세대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교육 취지에 따름이다.
이 교육은 학교 숲 알기, 민물고기 탐사, 별자리 탐사 및 과학실습, 학교벽화 그리기, 지역 문화재 환경단체 탐방의 활동 내용으로 진행됐다.


또, 광주시내에 학교를 과감하게 개방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시합 한번 하려 해도 학교 눈치 보는 게 현실인데 북초등학교는 다르다. 광주시내권 초등학생들 가족들에게 텃밭을 분양해 주는가 하면, 지난 8월에는 학교 전체를 야영장으로 빌려주기도 했다.

이는 모두 단 하나의 바램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지역민들에게 우리 학교를 알려 문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죠" 학생 수가 적다고 '북초등학교' 존재마저 사라지는 것을 학교 가족들은 허락할 수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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