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경제교육은 어려서부터
[투데이오늘]경제교육은 어려서부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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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원[광주대 e-비즈니스학부 교수]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서 학교에서의 강의 외에도 가끔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를 한다. 경제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첫 번째 관심! 국내외의 경제실정과 전망, 기업경영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 그리고 이런 시대를 사는 지혜 등이 주로 요청받는 주제들인데 요즘은 기업의 환경경영에 대한 관심들도 제법 있는 편이다.

오늘도 청중은 강의를 받고 지식을 넓혀서 강의실 밖을 나간다. 이들이 밖에 나가면 그들의 지식에 따라 몸이 따라 줄까. 이 교육이 일시적으로 마음의 다짐을 하는 이벤트로 머무르면 어쩌나. 강연장을 나서는 나의 염려다.

자녀에게 보상과 질책 등 경제훈련을

그런 생각에 뒤척이는 나에게 다가오는 진한 과제 한 가지, ‘교육은 지식의 전수가 아닌 몸의 훈련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내가 어떻게 이들을 훈련시키나. 나는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강의 밖에 없는 데. 결국 경제교육은 경제생활 훈련교관을 양성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나의 청중들을 경제교관으로 양성하고 있다. 이 교관들은 가정으로 돌아가 자신의 자녀를 훈련시킬 것이다.

나의 경제훈련 테마는 이런 것이다.
첫째, 미래사회는 개인도 주식을 발행하는 시대, 매일 매일 그 주식의 가치가 오르내리는 시대임을 인식시킨다. 주식가치는 미래의 실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에 따라 오른다. 항상 오늘 현재를 최선을 다해야 내 주식의 가치가 오르는 것이다.

그러니 집에서도 부모들은 자녀들의 과거 보다는 자녀들이 설계하는 미래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반응해주어야 한다. 멋진 아이디어에 대하여 반드시 보상을 하라. 미래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 예상되는 오늘의 노력에 대하여도 반드시 보상을 하라. 그리고 그 일이 실패했을 때에는 적절한 응징을 하되, 절대로 반복하여 꾸짖어서는 안 된다. 왜? 주식 가격의 변화법칙도 그러하니까.

둘째, 우리가 쓸 수 있는 돈은 한도가 있으므로 가장 요긴한 일부터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아껴 쓰라고 일시적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못된다. 이 경우 용돈을 이용한 교육이 효과적이다. 매달 일정금액의 용돈을 주어 그 금액 안에서만 지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우선순위 없이 즉흥적으로 지출하면 어떤 결과가 온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야한다.

셋째, 저축의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돈이 필요해서 적금이나 보험을 해약해 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행동은 정말이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금융상품을 해약하는 것도 어렸을 때부터의 습관이다. 돼지저금통에 저축을 하다가 다 차기도 전에 써버린 경험이 어른이 되면 해약으로 나타난다. 돼지저금통이 다 찰 때까지 돈을 모으면 금융상품에서 장려금을 주듯이 부모는 아이에게 격려금을 주어보라.

신용있는 자녀되게 솔선수범하자

넷째, 대학생쯤 되는 자녀들에게는 소규모 주식투자나 장사를 시킬 것을 권한다. 돈을 벌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경제감각에 대한 훈련을 시키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용있는 자녀로 훈련시켜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그 무엇보다도 신용축적이 경제활동에 가장 필요한 자산일지도 모른다. 신용훈련에는 거짓말을 안 하는 연습 이상의 것은 없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말만 하지 말고 훈련을 시켜라. 부모님들도 거짓말 하지 마시고.

앞에서 제시한 몇 가지 원칙은 지키기가 참 힘든 일이다. 그러니 성공이 어려운 것 아니겠는가!

/이민원(광주대 e-비즈니스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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