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힘이 세다
의사는 힘이 세다
  • 문틈 시인
  • 승인 2024.05.10 09: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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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병원에 입원했다. 응급실 담당자는 병실이 없어 입원이 곤란하다고 했다. 사정사정해서 밤늦게 간신히 입원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신 부모 중의 한 사람이 24시간 환자 곁에서 간병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치료는 한 사람이 받지만 두 사람이 입원한 꼴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원에 성공한 것이 행운처럼 여겨졌다. 하루 세 끼 식사도 먹을 만했고, 무엇보다 병동이 시끌벅적하지 않아서 좋았다. 병실은 세 개의 병상이 있는 3인실이었는데 그 병동에는 모두 10개의 병실이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한가 하고 병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더니 놀랍게도 1개 병실에 환자가 1명씩밖에 없었다. 그마저 사나흘 지나고 나니까 다 퇴원하고 병동 전체에 3명의 환자만 남았다.

간병을 하는 나는 빈 침대에서 잠을 자니 좋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전공의 파업으로 환자를 더 받으려 해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인 데다 간호 인력도 부족해 환자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아내와 간병 교대를 하고 돌아가는 택시에서 기사하고 나누게 되었는데 마침 택시 기사의 딸이 유명한 종합병원의 간호사라고 했다. 들으니 병원에서 간호사들에게 유급휴가를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병원에 간호사들이 몇 사람밖에 없는 것이 금방 이해되었다.

환자들이 의사 파업으로 아우성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처음으로 병원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무섭게 깨달았다. 평소 자주 병원에 다니면서도 병원이, 의사가, 간호사가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냈다. 그저 가서 치료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나는 이 문제, 즉 의사 파업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 이런저런 과거사를 알게 되었다. 의약분업 때 의사들이 격렬히 반대했다. 정부가 의사수를 줄이기로 합의하고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과거 정부들에서도 의대 증원 문제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의사들의 으름장에 정부가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참에도 정부 뜻대로 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것이 의사는 힘이 세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 누가 가장 힘이 센가를 줄 세워 측량하기는 어렵겠지만 힘센 사람이나 기관으로 대통령, 장관, 국회, 판사, 검사, 선관위, 의사 들이 떠오른다.

이 가운데 한 부류만 꼽으라면 단연코 의사라고 나는 말한다. 이 나라에서 힘이 가장 센 사람은 누가 뭐래도 의사다. 의사는 하는 일의 중요도나 가치, 권위, 파워에 비추어 거의 유일한 1등 권력자라 할 수 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 죽을 사람도 살린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처럼 평생 병원을 내 집 드나들 듯 살아온 몸이 약한 사람이라면 내 주장에 결코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지난 달 나는 꽤 오래 구토에 시달려서 몸의 여기저기를 검진하는 중에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의사가 컴퓨터에 나타난 영상을 보더니 내게 벌컥 화를 내서 당황한 일이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대장을 더 급한 다른 환자들이 많은데 검진을 요구했다고 타박을 한 것이다.

나는 일단 깨끗하다는 선언에 한 건이 해결된 것만으로 고마웠으므로 화내는 의사에게 “감사합니다”는 말을 연발하고 나왔다. 의사는 힘이 세므로 때로 환자를 혼내 줄 수도 있다고 나는 받아들인다.

대장내시경을 원했을 때 의사도 검진한 지 여러 해가 되었으니 하자고 했었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신경이 예민해졌던가 보다. 나는 뭐 그래도 의사를 존경하고, 의사 앞에서 벌벌 떤다. 나는 의사를 존경할 수밖에 없다. 내 생명을 다루는 힘센 사람 앞에서 감히 내가 환자 파업 같은 것을 할 수가 있겠는가.

병실이 텅 비어 있는데도 환자들이 입원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강물에 사람이 빠져 익사 직전인데 구조대가 파업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사람부터 건져놓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의사는 이 사회에서 ‘선생님’, ‘닥터’로 불리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을 가진 공공재나 다름없다. 의사 선생님들이 병실을 지키면서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는 방법은 없을까. 의사는 힘이 세므로 우리 사회는 얌전히 의사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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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24-05-10 16:07:32
개소리도 길게 써놓았네
무식해서 의사가 최고인줄 아네
할아배야 니한테는 최고겠지
의사도 그냥 월급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