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지방분권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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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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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원[광주대 e-비즈니스학부 교수]

시장경제를 지지하는가? 라고 물으면 모두들 깜짝 놀라 시장경제 지지를 허겁지겁 외친다. 급기야 현 정부도 예상을 깨고(?) 시장경제의 폭탄세례를 우리경제에 내리고 있음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바이다.

이렇게 시장경제를 찬미하는 자들이 선택한 우리의 국가제도는 역설적이게도 중앙집권제이다. 중앙집권제의 표본은 사회주의국가가 아닌가. 시장경제만이 나라를 살린다고 철석같이 믿으면서, 동시에 시장경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사회주의적 중앙집권의 국가권력제도를 절대로 놓지 못하는 이 이율배반!

그러나 자연이 주는 교훈은 지방분권에서만 생명이 살 수있다는 것이다.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중앙집권이 바람직하다면 아마도 자연은 온통 거대한 하나의 세포로 구성된 생명체로 가득차있을 것이다.

자연이 주는 교훈

허나 어디 자연의 생명체 치고 거대한 하나의 세포로만 된 것이 있는가. 사람의 세포도 하나가 아니라 10조개 쯤 된다. 이렇게 많은 세포에 일일이 지령을 내리는 일은 불가능할 터. 그래서 세포는 자신이 처하게 되는 각각의 돌발 상황에 대해 자신의 판단에 따라 대처한다. 생명체는 살기 위해서 스스로 지방분권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국가의 일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경제나 사회를 지속시키기는 행위이다. 경제, 사회의 지속이란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생명체가 그러하듯 국가는 지방분권이 아니고서는 지속될 수없다. 더구나 중앙집권제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비극인 지역감정을 만들어낸 원흉인데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집권화된 중앙의 권력을 쟁취해서 자기 지역만 권력과 부의 은총을 얻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하고, 그리고 지역민들이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현실은 중앙집권화된 제도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제 국가는 분권화되어서 효율과 화해의 길을 가야한다.

지방의 것은 지방으로

그런데 아뿔사, 분권화의 길은 멀기만 하구나. 분권화를 추진할 수 있는 중앙권력을 쥔 세력이 어찌 권력을 나누려 하겠는가. 대통령, 중앙부처 관리, 국회의원 이들 모두 중앙집권적 권력의 최대 수혜자들이라는 것이 우리의 비극이다. 힘을 합하자. 힘을 합하여 이 비극을 반드시 돌파하자.

이제 영남이건 호남이건 지역 사람들 스스로가 중앙집권에 의지해서 부당한 이익을 누리려는 파렴치한 생각을 접자. 중앙집권에 의지해서는 결코 지역의 행복을 얻을 수없을 알자. 중앙집권적 구조에 끌려 다니면서 떡 하나 더 얻어오려는 아비규환은 이제 우리사회에서 사라져야한다. 우리의 돈을 서울로 빼앗겼다가 다시 찾아오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왜 원래 우리의 것이었던 돈과 권력을 힘들여 가면서 비굴하게 다시 얻어 와야 하는가. 카이저의 것은 카이저에게로 돌려야 하듯, 지방의 것은 지방의 것으로 돌려야 한다. 지역기업인들, 지방의회의원들, 지역유권자들, 지역학자들 모두가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지방분권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장애물을 무너뜨리는데 동참하자.

따라서 분권화운동은 먼저 각 분야의 지역민들에게 중앙집권의 폐해를 인식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일이 성공하면, 지방분권화를 가로막는 각종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각 분야의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올 것이다. 지방분권 운동은 바로 이러한 작업의 물꼬를 트고 안내하는 일이다.

/이민원(광주대 e-비즈니스 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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