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의 땅' 지리산서 달랜 효순. 미선이의 넋
'반역의 땅' 지리산서 달랜 효순. 미선이의 넋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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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반만년 역사, 그 뒤안길에 선 사람들을 따듯하게 품어 왔던 지리산. 수많은 원혼이 숨쉬고 있는 지리산 능선에 지난 6월 미군장갑차에 의해 살해당한 효순이와 미선이의 넋이 더해졌다.

지난 달 29일, 천왕봉 등반을 위해 곳곳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 장터목 대피소에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대구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느티나무 배움터'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선전전과 서명운동을 펼친 것이다.

대구 대안학교 학생교사 'ANTI USA ARMY'팀
장갑차 압사 여중생 추모제 천왕봉서 거행
지리산 종주...곳곳서 등반객 상대 서명도


'ANTI USA ARMY'(미군반대)라는 이름으로 지리산에 오른 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치러질 효순이와 미선이 49재를 앞두고, 천왕봉에서 추모제를 지내기 위해 지리산에 등반한 것. 느티나무 배움터 임현수 교사는 "이번 사건이 미군측의 명백한 잘못이라는 것은 중, 고등학생도 아는 일"이라며 이번 지리산 등반을 통해 미군의 재판권 포기 요청을 여론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성 기자
역사기행과 생태농장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대안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느티나무 배움터 학생들은 이미 지난 7월 내내 대구 곳곳의 중, 고등학교에서 미군의 재판권 포기를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한 반이 40명이든 50명이든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서명운동에 동참해준다"는 임현수 교사의 말처럼 이번 사건을 대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는 김상민 씨(경북 포항시)는 "이번과 같은 억울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이번 일을 해결하고자 지리산까지 와서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니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노고단에서 출발한 'ANTI USA ARMY' 지리산 등반대는 지난 달 30일 오전 천왕봉에서 효순이와 미선이를 기리는 추모제를 열었다.
미군의 재판권 포기요청을 위한 '느티나무 배움터'의 활동은 오는 15일 열릴 청소년 통일 한마당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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