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자본주의의 명암-개혁 정당성 입증 불구 인민은 뒷전
중국식 자본주의의 명암-개혁 정당성 입증 불구 인민은 뒷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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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서 온 편지>


뜻하지 않게 북경을 벗어나 상주인구 백만여명의 조그만(?)도시( 한국의 도청 소재지에 해당하는 도시들은 적어도 4~5백만의 인구를 보유함)에 다녀왔습니다. 중국에서 10여년을 생활했지만 지방 특히 내륙의 농촌(저개발지역)지역은 이런저런 핑계로 거의 관심을 두지 못했었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국의 20년 개혁개방 정책의 명암을 엿볼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접하는 중국의 모습은 유엔 안전보장 상임이사국、한국의 통일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군사강국 그리고 커다란 돈벌이의 희망을 주는 나라 등등 일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에 소개되는 중국의 모습도 서울과 별반 다를바 없는 북경이나 상해등 집중적으로 육성 개발된 도시들 뿐이지 아직도 전체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내륙지방의 모습은 거의 소개되지 않고 우리 또한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20년간의 눈부신 발전 '개혁' 정당성 입증


개혁개방이후 중국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한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 입니다. 10여년전 북경 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차종들이래야 생산된지 10여년이 다된 일제 토요다 혹은 벤츠、볼보등 유럽의 수입차들 뿐이었습니다. 그것도 고위 관료들이나 국영기업 간부들 혹은 외국인들의 전유물이었을뿐 도로에서 개인이 소유한 자가용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영업용 택시래야 미엔빠오(面包-식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한국의 ‘다마스’ 라는 차종과 비슷한 형태)라고 불리는 시금털털한 차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북경이 세계 자동차 전시장이라도 된듯 각종 고급 수입차량들과 국내에서 합작생산된 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도시의 곳곳이 재개발되고 있고 고층 아파트들이 빠른속도로 허스름한 가옥들을 대체해 가고 있습니다. 무역도시인 상해의 눈부신 발전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해주고 있는 성과인 듯 합니다.


그러나 북경、상해、광동등의 대도시와 지리적으로 강점을 갖춘 몇몇 연해(沿海) 도시를 제외하면 개혁개방 정책의 헛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조건을 갖춘 도시(개인)들이 발전한 다음, 이들이 낙후한 도시(개인)의 발전을 돕는다”는 것이 떵샤오핑(鄧小平)이 내건 정책이었습니다. 남부의 연해 도시들이 경제특구로 지정되고 정부의 정책적 배려로 신속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내륙에 위치한 지역(상당수의 대형 국유기업-중공업-들이 내륙지방에 위치하고 있음)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발전을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오히려2~3년 전부터는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정책’으로 상대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에서 소외되 있던 지역의 대형 국유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매월2~3백유엔 (元:1유엔=165원)정도를 지급받는 형태로 직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과실의 분배, 당-국가에 가려진 인민 등 문제 여전


적지 않은 지역에서 실직노동자 또는 농민들이 지역 공산당지부 사무실에 가서 항의를 하고 지방정부 청사에 모여들어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치적인 조직(중국의 노동조합은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아래 있음)도 존재하지 않고 법적으로 군중의 정치적 집회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고 전통적으로 한국과는 달리 정부나 통치계급에 순응적인(굉장히 비정치적인) 중국사람들이 감히!! 공산당지부와 지방정부를 기습공격하고 농성을 해야할 상황에 내몰린 상황입니다. 최근 2~3년에 중국정부에서 열심히 외치고 있는 ‘서부 대개발’정책도 어쩌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듯 합니다.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북경으로 상해로 또는 광동으로 향하고 있읍니다.

물론 절대적인 평가(예를들면 GNP、GDP 의 증가)를 보면 중국의 성장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그러나 성장의 과실을 너무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누리고 있는데서 오늘의 중국이 직면한 문제점들을 엿볼수 있습니다. 개혁개방의 입안자들이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는 자본주의의 특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때문은 아닐까요 ?

헌법에는 인민이 최고의 권력을 소유하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당과 정부에서도 항상 인민을 위한 복무(서비스)-爲人民服務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언론매체에서 표기하는 순서처럼(당-국가-인민), 소위 사회주의라고 주장하는 나라에서 조차도 인민들은 항상 당과 국가의 뒤편에 위치할 수 밖에 없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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