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평가와 대통령선거 전망
6.13 지방선거 평가와 대통령선거 전망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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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화 상지대 교수가 19일 오후 7시 광주 YMCA 무진관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누리문화재단 초청으로 광주를 방문한 정교수는 이날 '한국정치의 오늘과 내일- 6.13 지방선거 평가와 대통령 선거 전망을 중심으로)라 주제의 강연을 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6. 13 지방선거를 평가하기에 앞서 이번 지방선거의 상황과 특징을 살펴보자. 이번 지방선거는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일단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열리는 지방선거는 대선의 전초전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방선거의 고유한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또 김대중 정부의 ,권력부패' 상징적 사건인 아들 문제와 지방선거가 중첩되어 있어서 한나라당이 부패정권 타도를 핵심 선거전략으로 부각시킬 수 있었다. 예상보다 뜨거운 월드컵 분위기가 지방선거 무관심을 조장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번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가장 낮은 48.9%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헌법적 측면에서 의회정치의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쟁률은 2-3:1. 호남, 경남, 충청지역에서는 지역주의적 입후보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 반면 진보정당과 무소속 시민후보의 상당한 정치적 진출이 돋보였다. 당선 상황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압승에 민주당 참패, 민주노동당 약진, 무소속 및 시민후보 선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층의 광범위한 이탈

이번 지방선거는 하락한 투표율, 젊은 층 유권자의 선거 무관심과 투표 기피 현상이 선거 주요 쟁점이었다. 투표율 하락은 지방선거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대선 직전의 지방선거는 정권말기의 부패 스캔들 등 정치상황 및 월드컵 열기에 묻혀 결국 최저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러한 투표율 하락은 양김정권에 대한 실망감, 대선과 총선을 지방선거와 분리하지 않는 유권자 의식, 풀뿌리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실천방법 부재 등도 투표율 하락의 요인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두었다. 한나라당 압승은 전통적 보수세력의 결집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 정권의 권력부패와 아들부패로 인해 유권자들은 극단적인 불신감을 갖고 있었다. 이것이 반사적으로 한나당에 표를 던지게 한 것이다.

민주당의 패배에는 신문시장의 74%를 점하는 조선, 중앙, 동아의 적극적인 역할도 한 몫했다. 부패문제에 대한 한나랑당의 대응 전략의 승리와 더불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광범위한 이탈로 수도권을 상실한 것도 패배의 원인이 됐다. 또 월도컵으로 개혁적인 젊은 층 유권자들이 무더기로 이탈한 것도 요인이다. 노풍의 위축과 함께 민주당- 노무현의 이원화 현상도 민주당을 패배로 끌어갔다.

한편 이번 선거의 진보 진영, 시민진영의 약진은 기존정치, 보수 정치, 부패 정치에 대한 불신감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또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 그 효과이기도 하다. 시민후보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참여, 무소속의 강세는 지역 주의적인 대결 구도의 정치적 장악력 실추를 반증해준다.

예전부터 지방선거때는 시민운동의 정치참여가 돋보이곤 했다. 2000년 총선연대로 활동했던 전국의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이 다양한 활동 전개했고, 서울YMCA의 10만인 유권자운동, 전국YMCA의 지역별 1,000인 유권자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1,000인 유권자운동, 선거자금 시민 옴부즈만(충북정치개혁연대), 낙선운동, 정책토론회와 정책비교평가 등 정책활동 등을 다향한 통로로 전개해 왔다. 일련의 이런 상황들은 지방선거가 시민운동의 정치적 훈련장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가진 의미를 살펴보자면 이번 선거를 통해 낡은 정치구도의 파열을 가져왔다는 것을 우선 들 수 있다. 지방선거 결과는 기존 정치구도가 ⑴ 지역주의적 보수정치의 내적 모순, ⑵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불신과 기피, ⑶ 대안 세력의 등장이라는 세 가지 힘에 의해 점진적이지만 분명하게 파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 상황이다.

보수정치, 지역정치, 부패정치로 구축된 기존 정치구도는 사실상 수명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⑴ 지역대결구도의 작용, ⑵ 양김정권의 역할, ⑶ 대안정치세력의 부재라는 세 가지 요인에 의해 수명이 연장된 것이며, 김종필의 긴 생명력도 여기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2002년 대통령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내년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변화의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 것이 분명하며, 2004년 국회의원총선거를 계기로 전혀 새로운 정치지형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대통령선거는 한국 민주주의 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기이다. 사회적 주도세력의 결정, 총체적 수준에서 사회적 작동원리의 개편, 민주화와 개혁의 방향 및 수준 결정되는 시기인 것이다.

올 대선결과 따라 개혁 수준 결정

또한 이번 대선은 정치발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양김정권과 3김 정치를 마감하는 중대선거이다. 정당개혁으로 촉발된 정치개혁이 보수정치, 보스정치, 지역정치, 부패정치를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립구도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내 개혁세력과 한나라당내 보수세력의 승리로 대립구도 형성되었고 이념적으로 수구보수와 개혁보수의 대립구도가 성립되었다. 이 두 가지 대립구도가 이회창-노무현 대결로 부각된 상황이며 제3의 세력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대립상황은 기득권세력, 이익집단의 총체적 동원구도를 만들 것이다. 개혁세력, 시민운동, 진보세력의 분산과 방관이 이어질 것이다. 현재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난 5월 이후 한나라당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현 상황에 본질적인 변화가 없는 조건이라면 이번 대통령 선거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대통령 선거의 결정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선거구도를 파괴할 만한 병역, 부패, 기타 스캔들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정치권의 재창당, 이합 집산, 제3세력 등장 등 정계개편도 변수중의 하나이다. 개혁세력의 결집을 촉진하는 흐름의 등장, 대학생, 20대 유권자를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설정된다면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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