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이라는 한 동네에서 서로 지척에 있는 양 기관장이 서로 얼굴을 맞대기 조차 싫어한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산 무안군수는 24일 오후 무안공항 2층에서 열린 하이에어 국제선 취항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서로 만나기를 바랐으나 서로 악수만 한 채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영록 지사가 광주군공항은 물론 민간공원도 패기지로 무안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광주 발언 이후 양 단체장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만 했다.

양 단체장이 해당 지역 민주당 서삼석 의원과 함께 행사 전 공항 귀빈실에서 광주·전남 양시도민의 관심이 증폭된 광주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됐으나 무안군수가 행사장으로 직행하면서 3자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더구나 행사장 좌석도 서로 떨어지게 마련돼 대화는 커녕 서로 얼굴보기 조차 껄끄러운 분위기만 연출하고 말았다.

과거 전남도가 지금의 아시아문화전당에 자리하고 있을 때 송언종 광주시장과 허경만 전 전남지사가 전남도청 무안이전을 놓고 서로 티격태격하는 상황을 추억으로 소환하는 꼴이 됐다.

굳이 비교하자면 큰 ‘형’격인 전남도 수장인 김영록 지사를 ‘동생’격인 무안군수가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유가 뭣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김 지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전남 서남권 발전을 위해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광주 군공항의 무안공항 통합을 위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도민들에게 제공하겠다'며 "무안군민과 전남도민들도 (광주군공항의 무안통합에 대해) 숙고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지사의 이런 발언은 해당 지역구 출신인 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과 김산 무안군수를 겨냥해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서 의원은 인사말에서 "지사의 말에 토를 달지 않겠다"고 했고, 김산 군수 또한 "지사의 말에 서운함이 있다"고 반박함으로써 김 지사의 말에 반대 입장을 암묵적 내지는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모처럼 마련된 ‘3자회동’이 이뤄지지 않았고, 언제쯤 만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김 지사의 광주군공항 이전 밑 그림과 로드맵에 대한 실현 가능성 여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중순 김산 군수와의 만남을 주선했지만 김 군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응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공식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첨예한 신경전 속에 전남도와 무안군은 서로 갈길을 가고 있어 입장차만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도는 군공항 이전 설명회를 통해 무안군민에게 바른 정보를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무안군민들은 도청 앞에서 수일째 반대 천막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군공항 특별법 국회통과 이후 시행령 마련을 위해서는 군공항유치의견서를 군수명의로 국방부에 보내야 하는데 이렇게 서로 간 의견차을 보이고 있으니 시도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박병모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