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광주군공항 이전 ‘감성팔이 호소' 먹힐까?
김영록 지사, 광주군공항 이전 ‘감성팔이 호소' 먹힐까?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5.15 20: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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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15일 무안군 대승적 자세 촉구 담화문 발표 후 큰절
특별법 통과 후 전남도 급박한 상황 내몰려
무안 함평에 대한 통합 리더십 '도마'에
무사 안일과 지지율 1위 취해 해묵은 현안 '간과' 지적도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감성을 자극하는 소재를 내세워 논리를 덮는 것을 사전적 의미로 ‘감성팔이’라 한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15일 해묵은 현안이지만 특별법 통과 이후 이슈로 떠오른 광주 군공항 이전 논란을 잠재우려 나섰다. 담화문이라는 소재를 활용했다.

광주군공항이전 담화문 발표 뒤 큰절로 인사하는 김영록 전남지사/전남도

김 지사는 이날 신발을 벗고 큰절을 올렸다.
김 지사의 특이한 행동을 보면서 생뚱맞다고 해야 할까, 절박한 심정에서 그랬다고 해야 할까.
전남 22개 시군을 거느린 ‘도백’의 행동이라 하기엔 쉽사리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래, “가슴이 먹먹하다”며 큰 절을 올린다고 해서 모든 게 풀릴거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감성팔이에 나섰다면 정서적으론 다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나 절차상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뿐 더러 앞뒤가 맞지 않은 행동이다.

아시다시피 광주군공항이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해묵은 현안이다.
그동안 김 지사는 민선7기 때 이용섭 전 광주시장이 시·도통합과 맞물려 군공항 이전을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무안군민이 반대하는 데 별 대안이 없지 않느냐”라며 느긋한 입장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군공항이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그동안의 여유로운 입장에서 벗어나 찬·반양론으로 갈라진 무안과 함평에 대한 여론 수렴은 물론이고 선제적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하는 긴박감으로 변하고 말았다.

하지만 김영록 지사는 자신이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업무수행평가에서 줄곧 1위를 달리자 여기에 취한 나머지 군공항 이전 문제를 간과한 게 사실이다.
김 지사를 보좌하며 방향과 대안을 마련해야 할 도 본청 해당 실·국장마저도 중요 우선 순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논리가 빈약하기 이를 데 없었다.

물론 지난 4월17일 이상익 함평군수를 만나 전남발전을 위해 공동 대응키로 했다고 강변할 수 있겠다.
하지만 김 지사는 평소 소신인 “광주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패키지로 무안에 유치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설득에 나서야 했지만 뜨뜻미지근한 행동으로 일관한 게 아닌가 싶다.

단서가 붙긴 했지만 양 시·도와 함평군이 절차에 따라 원만한 합의로 군공항이 함평군으로 유치된다면 도 입장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무안군으로서는 이런 발언을 내심 반기면서 반대 입장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광주군공항은 소음피해가 크니까 함평으로 가고, 대신 민간공항은 이미 약속한 대로 국가발전계획에 따라 무안국제공항으로 와야 한다는, 이른바 ‘내로남불’입장이다.

이후 김 지사는 김산 무안군수와 만나려 했으나 김 군수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한발 빼면서 회동 자체가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김 군수가 군공항 이전 반대가 자신의 공약사항이라고 해서 대화 조차 나서지 않은 것은 단체장으로서 ‘구상유취(口尙乳臭)’한 행동이며, 더 나아가 전남발전을 도외시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런 와중에서 김 지사의 가벼운 처신은 지난 10일 강기정 시장과의 만남에서 불거졌다.
2018년 당시 김 지사와 이용섭 전 시장, 김산 무안군수가 서로 만나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우선적으로 이전한다는 협약문에 서명을 했지만 협약 파기 문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 게 문제가 됐다.

2018년 광주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우선적으로  이전한다고 합의문을 작성한 김산 군수(좌), 김영록 지사, 이용섭 전 시장/전남도

김 지사는 이미 이용섭 전 시장이 합의 자체를 없던 걸로 하자고 한데다 강기정 시장이 합의문에 적혀있는 이전 시한이 만료된 만큼 효력이 없기에 새로 시작하자고 하자 회동 후 기자들의 질문에 덮석 말한 꼴이 됐다. 

물론 대변인 명의로 앞뒤 전후 사정이 왜곡됐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바로잡기는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 김영록과 이용섭 간 합의가 아닌 광주시와 전남도 양 기관의 합의문이 상황에 따라 가볍게 뒤바뀌는 사례는 행정의 신뢰성 측면에서 나쁜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다시말해 그렇게 중요한 현안이 설령 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의 영속성 측면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강 시장과 김 지사가 서명한 이번 합의문도 상황에 따라 파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그러한 연유에서다.

결국 김 지사의 ‘감성팔이 호소’는 그동안 군공항 이전 대상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없었거나 적극적인 여론수렴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힌 셈이다.

김 지사는 이제부터라도 무사안일한 행정과 업무수행평가 지지율 1위에서 벗어나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로 광주군공항 문제를 풀어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통합 리더십은 물론 지금껏 켜켜이 쌓아둔 정치적 이미지 마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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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달용 2023-05-16 08:16:26
    광주전역에걸린 군공항이전관련 현수막이 전도시를도배했다.
    이런현상은 민초가게시를내리게한 맥쿼리재판이 1번였고 2번은 무등산국립공원지정통과 3번이 공항이전관련법통과이다.
    이전예상지가 확실하게반대한다.
    그맥락에서 이전불가현위치고수도 확실하다.
    줄곳부르짓지만 라도좌빨엑기스 호남특질고가 존재하는데 뭐가되겠냐.
    이전을가능성으로 내세워서 이득보려는 정치인에게 벼락이떨어저서 망쪼가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