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과 거북선[35회]-이순신, 명군의 제동을 받다
충무공 이순신과 거북선[35회]-이순신, 명군의 제동을 받다
  • 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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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년 5월 2일에 이순신은 전라좌수영에서 4월 17일에 작성되어 선전관 이춘영이 가져온 선조의 유서(諭書)를 받았다.

이충무공 초상 (통영시립박물관)

“지금 접반사 이덕형이 올린 장계를 보니 경상좌도 감사 한효순의 보고하기를 ‘부산과 동래 사이에 왜선이 많이 와 닿고 있어서 현재 군사가 자꾸 늘어나는 형편이다.’라고 하였으므로 극히 염려스러운바, 그대는 수군을 정비하여 오는 배를 쳐부수어 깨뜨리고 멋대로 상륙하지 못하게 하라.”

5월 3일에 전라우수사 이억기가 군사를 거느리고 본영(전라좌수영, 지금의 여수)에 왔다.

5월 7일에 이순신은 이억기와 함께 아침밥을 먹고 6차 출전하였다. 전라좌수군은 전선 42척, 사후소선(伺候小船) 52척, 전라우수군은 전선 54척, 사후소선 54척으로 모두 202척이었다.

특히 5월 7일은 1592년 이 날에 옥포에서 첫 해전을 한 날이어서, 이순신은 출전의 감회가 남달랐다. 7일에 이순신과 이억기는 미조항(남해군 삼동면)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8일에는 당포에 머물렀고 9일에는 걸망포(통영시 용남면)에서 묵었는데 경상우수사 원균이 2척을 거느리고 합류하였다. (그런데 경상우수군의 전선이 지난번의 7척에서 2척으로 5척이나 줄어든 것은 이해가 안 된다.)

10일에 조선 연합함대는 일찍 출항하여 견내량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이순신은 선전관 고세충이 가지고 온 선조의 유서(諭書)를 받았다.
“접반사 윤근수의 장계에 의하면 왜군들이 전선과 수군들을 전부 집결시켜 부산 앞 바다 어귀에 가지런히 정렬하였다 하니, 경솔하게 움직이지 말고 명나라 경략(송응창)의 지시를 기다려서 힘을 합해 무찌름으로써 나라의 치욕을 씻도록 하라.”

이로써 조선 수군은 주도적으로 왜적을 치는 것에 제동이 걸렸다.

한편 선조의 유서를 받은 이순신은 부산 공격의 위험성, 수륙합동공격의 필요성과 수군 증강을 위해 충청도 수군의 합류를 조정에 요청했다.
11일에 이순신은 견내량을 중심으로 멀리 파견했던 정찰병의 보고를 받았다.
“가덕도 바깥 바다에 왜선 200여척이 머물고 있으며, 웅천은 전일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출전하지 않았다.
12일에 본영의 탐후선(探候船)이 들어왔는데 그 편에 순찰사의 공문과 명나라 시랑의 패문이 왔다.
5월 14일에 이순신은 거제도 견내량 바다 가운데 있었다. 선전관 박진종이 선조의 유서를 가지고 왔다.
이순신은 박진종의 유서를 받았다는 장계를 올리면서 충청도 수군의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 (...) 창원·웅천·김해 등지에 웅거하여 길목을 누르고 있던 적의 형세가 지금에는 더욱 강해졌으므로 육군의 지원 없이 수군만으로 적을 끌어내기는 더욱 어렵기로 매우 걱정스러워 도원수(김명원)와 체찰사(류성룡) 및 전라도 순찰사(권율)에게 이미 공문을 내었거니와 ... 당장에 대적을 막으려면 군세가 전보다 더 약하오니 충청도 수군을 빨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순신 지음·조성도 역, 임진장초, p 128-129)

또한 이순신은 선전관 영산군 복윤이 가지고 온 유서(諭書)를 받았다.

“지금 경략 송응창이 보내온 공문을 보니 ‘비록 왜적이 도성에서 물러 나갔지만 두 왕자와 배신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였다. 이처럼 왜적들이 우리의 호령을 어기므로 이여송과 이여백·장세작에게 명령하여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전진하도록 하였다. 또 급히 경상도와 전라도에도 호령을 내려 수군과 육군을 정돈하게 하고 모든 전선들은 부산과 동래의 각 진을 둘러나와 각각 차례로 정박하여 그 배의 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였으니 그대는 그 공문에 적힌 사실에 의거하여 병선을 정비하고 기회를 보아 왜적을 무찔러 죽이도록 하라”

그런데 이순신은 선전관들에게서 피난 간 선조 임금의 사정과 명나라 군사들의 하는 짓을 들으니 참으로 통탄스러웠다.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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