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 수돗물 사태 안이한 대처 속 6시간 행적 밝혀야
강기정, 광주 수돗물 사태 안이한 대처 속 6시간 행적 밝혀야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02.16 07: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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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오전 11시30분 현장서 대책회의 없이 그냥 떠나
이후 개인 일정 6시간 행적 ‘깜깜이’
“‘골든 타임’놓친 비상대책회의 무슨 의미 있나”비판도
姜 리더십 부재로 “물이 철철 새는 ‘누수도시’ 광주” 전락
오늘 시의회 임시회서 강 시장 發 행적 공개 여부‘촉각’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수돗물이 찔금 새든, 줄줄 새든, 철철 새든, 콸콸 새든지 간에 모양새만 다를 뿐 물이 새는 것을 매한가지다. 이를 사전전 의미로 얘기하면 ‘누수(漏水)’라 한다.

강기정 시장의 가뭄 대비 물절약 동참 운동(좌)과 13일 발생한 수돗물 사태 
강기정 시장의 가뭄 대비 물절약 동참 운동(좌)과 13일 발생한 수돗물 사태 

여느 때와는 달리 가뭄으로 한방울의 물이 생명수처럼 아쉬운 이때 수돗물이 허투루 길바닥으로 넘쳐 흘러내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시민들은 이런 광주시정을 한마디로 ‘누수행정’이라 부른다. .

그 옛날 물을 다스리는 이른바 ‘치수(治水)’를 잘해야 ‘성군’이라 불렀는데 아무튼 강기정 광주시장은 그런 칭송을 듣지 못할 성 싶다.

지난 13일, 휴일이다. 광주덕남정수장에 모아둔 수돗물을 배수지를 통해 각 가정으로 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출밸브가 고장났다.
이로 인해 수돗물 5만7천톤이 길바닥으로 철철 넘쳐 흘렀다.
그러다 보니 동구를 제외한 서구,남구,북구,광산구 등 대부분 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안돼 휴일을 맞은 광주시민들의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돗물 공급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면 그 흔한 단수예고 재난 문자를 곧바로 보내거나 신속한 대응조치에 나서야 했는데 광주시가 안이한 대처로 일관하는 바람에 시민들의 분노는 커졌다.

서울 이태원 참사 때 사전에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고, 사고 발생 후에도 보고체계 등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타이밍, 즉 ‘골든 타임’을 놓침으로써 159명의 희생자를 낸 것과 비숫한 ‘식수 재난’ 상황이 오버랩 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날 오전 3시30분이었고 강기정 시장이 비상대택회의를 주재한 것은 오후 5시 반이었다.
그렇기에 시민들로서는 광주시가 이 과정에서 무얼 했느냐는 합리적 의심과 함께 분통을 터트린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다.

시민들이 누수행정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다름 아니다.
사태 발생 후 강 시장의 대처 능력과 하루 동안의 행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다.
그렇다면 강 시장이 문제의 사태가 발생한 당일 14시간 동안 광주시 생활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어떤 역할과 지시를 했고 뒤늦게야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시간대별로 조명해본다.

강 시장이 이정삼 상수도본부장으로 부터 수돗물 사태가 일어난 후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3시간 후인 6시 45분이다.

이후 중간 중간에 보고를 받은 강 시장은 오전 11시께 현장에 나타났다.
그러다가 강 시장은 신속하게 복원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그랬는지 30분 후 그만 자리를 떴다.

강 시장의 시청출입 기자단과의 기자 감담회 
강기정 시장의 시청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 

강 시장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다음 날인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광주시민들의 피해가 커진 것은 상수도 시설물의 노후화 탓으로 돌렸다가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론 악화를 우려해서인지 강 시장은 15일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광주시의 과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이를 지켜보면서 광주시민들은 사과도 중요하지만 과연 강 시장이 현장에 출동한 오전 11시 실국장들을 긴급 소집한 뒤 비상대책회의 주재를 통해 신속한 대응에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강 시장은 당시 현장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이정삼 상수도본부장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사고 경위 및 상황보고를 한 뒤 시민들에게 보낼 재난 문자 메시지 문구를 협의했다”는 것이다.

이런 합리적 의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 시장이 11시30분께 개인 일정을 이유로 현장을 떠난 뒤 오후 5시 30분 비상대책회의를 열때까지 6시간 동안의 행적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행정의 기본 중의 기본인 식수 안전에 대한 시장의 엄중한 역할과 비록 휴일이라고 해도 개인 일정 중 무엇이 중요한지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어서다.

이정삼 본부장의 말대로라면 강 시장이 현장을 떠난 뒤 조금 지난 오전 11시 40분부터 재난문자를 보내고 12시 넘어 유출밸브를 복원한 뒤 통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후 4시 쯤 상황이 거의 종료된 상태였다고 했다.
이런 시간대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 강 시장이 저녁 시간대인 오후 5시30분에 뒤늦게 ‘사후약방문’격으로 대책회의를 한 것이 시민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말하자면 늑장 대처를 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얘기다.

따라서 강 시장은 시민 생활불편 속 6시간 동안의 행적을 공개해야 한다.
물론 광주시 입장에서는 행정부시장이 오후에 업무를 처리했다고 강변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장과 부시장의 무게는 엄연히 다르다.

가뭄 속 절박한 식수 사고와 같은 재난 문제는 비단 광주시만 아니라 소방본부·구청·산하기관 등 유관과의 협조 및 소통 문제가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다.

광주시의회는 제9대 의회 출범후 처음으로 16일 오전 9시 임시회 본회의에서 강 시장과 이 본부장을 출석시켜 수돗물 사태에 대한 원포인트 질의에 나선다.
강 시장의 행적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강 시장의 안이함과 늑장 대처는 강 시장의 리더쉽 부재와 광주시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강 시장이 광주시민들을 상대로 가뭄에 대비해 물 절약이라는 고통 분담을 호소하는 자체가 우습게 되는 상황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다. 
강 시장은 한국상하수도협의회 회장이라는 직함도 무색하게 됐다.

지난 8월 한국상하수도협회장에 취임한 강기정 광주시장

길가에 버려진 5만7천톤의 물 낭비가 문제가 아니라 생활행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식수 안전 문제가 다름아닌 총체적 부실에서 드러난 ’인재‘라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일부 시민은 목소릴 높인다. 
강 시장이 외치는 “별이 빛나는 ’기회도시‘ 광주”라는 슬로건 이미지는 퇴색됐다고 말이다.
그래서 시정구호를 바꿨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수돗물이 철철 흘리는 ’누수도시‘ 광주”로....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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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병수 2023-02-16 09:02:39
    박기자 홍보비가 떨어졌소? ㅎㅎ

    허준 2023-02-16 08:57:49
    우리 대기자님께서 정확하게 짚으신것 같습니다 오늘 의회에서 박근혜 7시간 행적을 따지시듯이 파 헤친다면 볼만 하겠습니다 우리 광주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