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게임체인저 ‘고준위방폐물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기고]게임체인저 ‘고준위방폐물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 정성태 전 원자력환경공단 사업본부장 
  • 승인 2022.09.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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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태 전 원자력환경공단 본부장 
정성태 전 원자력환경공단 사업본부장 

최근 고준위방폐물특별법 제정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원자력산업계, 지자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앞다퉈 주장하고 있어서다.

고준위방폐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는 임시저장이든, 중간저장이든 특별정 제정을 통해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법 제정을 오래 끌면 끌수록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계획 달성과 에너지 안보 확보 수단인 원전 운영이 어렵게 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특단 대책 없이는 10년 내 원전의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고, 이는 곧바로 원자력 발전소 운영 정지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의 신속한 확보야말로 특단의 대책을 의미하는데 많은 관계자들의 수십 년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포화에 대비해 고준위방폐물 부지 확보가 최우선 선결과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물론 국가적 난제가 켜켜이 쌓여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그렇다 하더라도 특별법 제정은 문제해결의 열쇠가 될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우리나라 중저준위방폐물 관리사업 추진과정에서 찾아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 같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던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선정 문제로 온 나라가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이런 와중에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특별법‘이 2005년 제정됐다.
들불처럼 번져가던 반대의견은 진정되면서 방폐장 유치에 관한 합리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는 근거가 확보됐다는 점에서다.
그 결과 여러 지자체가 유치 경쟁에 나섰고,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가 방폐장 부지로 확정됐던 게 아닌가.
그러니까 특별법 제정이 게임체인저가 된 셈이다.

경주 중저준위방폐장은 2008년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이 공포되면서 본격적으로 건설됐다.
우려했던 원자력환경공단은 어느 선진 외국보다 엄격한 규제기준을 만족시켰고, 현재 1단계 동굴처분시설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원전 수준의 내진성능이 반영된 복합처분시설(지하동굴+표층) 설계를 토대로 2단계 표층처분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다만 3단계 매립형 처분시설은 설계 중이다.

경주 중저준위방폐장은 많은 갈등과 기술적 난관을 극복함으로써 이제는 외국 관계자들의 필수 방문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결과론적이지만 중저준위방폐물 관리시설의 성공적인 마련은 특별법과 관련법 제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 부지확보에 대한 해결책도 중저준위방폐물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특별법이 우선 제정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고준위방폐물 관리를 위한 방향과 대책이 법률로 규정돼야 함은 국민적 신뢰를 우선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근거법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부지 선정 절차 및 지역지원 등의 여론 수렴 과정에서 주민을 설득할 수 있고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사례에서 보듯 부지 선정의 핵심은 처분 조건과 주민의 동의다.
중에서도 주민의 동의가 선결돼야 한다.
주민 동의는 주민 지원책의 신뢰에서 비롯되고 신뢰는 법을 마지막 보루로 삼는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우리는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 준비를 위한 법적․제도적 토대를 하루라도 빨리 마련해 국가적 과제를 완성할 수 있다.

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해 정파를 초월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에너지의 미래는 고준위방폐물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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