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292】 천민(天民) 모두가 기뻐하고 사방이 떠들썩하구나 : 檀君
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292】 천민(天民) 모두가 기뻐하고 사방이 떠들썩하구나 : 檀君
  • 장희구 시조시인문학평론가
  • 승인 2022.09.26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檀君(단군) / 매하 최영년

어느 나라나 건국과 얽힌 신화는 있다. 신화는 신화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 오늘날의 역사적인 안목에서 재조명을 해야 한다. 단군신화는 우리의 역사가 오래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신화라고 치부한 나머지 가볍게 여길 약사의 소산물이 아니다. 서력에 2333년을 더하는 연대일지니 중국 요임금과 나란하다는 뜻을 담는다. 처음으로 우리나라 세우는 임금이 계시게 되었으니, 천민(天民) 모두가 기뻐하고 사방이 떠들썩하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檀君(단군) / 매하 최영년

보력으로 무진년에 새로이 연호 세워

요임금과 나란하니 두 개의 건곤일세,

건국에 천민 기뻐서 사방에서 떠 들썩.

寶曆戊辰新建元 與堯竝立兩乾坤

보력무진신건원 여요병립양건곤

始有那羅任儉在 天民歡樂四方喧

시유나라임검재 천민환락사방훤

천민(天民) 모두 기뻐하고 사방이 떠들썩하구나(檀君)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매하(梅下) 최영년(崔永年:1856~1935)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보력으로 무진년에 새로 연호 세우니 / 중국 요임금과 나란히 서서 두 개의 건곤일세 // 처음으로 우리 나라 세우는 임금이 계시게 되었으니 / 천민(天民) 모두가 기뻐하고 사방이 떠들썩하구나]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단군을 생각하며]로 번역된다. 고려말 일연선사가 쓴 삼국유사에 단군 신화가 전한다. 이 기록마저 없었다면 단군의 역사는 산일되어 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한 일이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와 웅녀와 혼인하여 그 자식을 낳으니 이를 단군이라 한다는 짤막한 기록이 우리의 역사 탄생을 웅변해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신화는 설화와 더불어 우리의 역사 기록을 잘 알게 해 준다.√ 시인은 이런 역사적인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고 시상을 일으켰다. 보력은 단군 연호로 기원전 2333년을 뜻한다. 육갑으로는 무진년(戊辰年)이었으니 이로부터 새로운 연호를 세우면서 사용했으니, 중국의 가장 태평성세를 누렸다는 요임금과 나란히 서서 두 개의 건곤을 이루었다고 극찬한다. 두 개의 건곤(乾坤)이라는 표현에서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화자는 단군신화를 두고 극찬할 수 있는 모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단군신화를 두고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세우는 임금이 계시게 되었으니 천민(天民)들 모두가 기뻐하고 사방이 떠들썩하구나라고 했다. 우리 한민족을 두고 하늘이 낸 백성이라는 찬사의 표현을 했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보력 무진 새 연호를 요임금과 두 개 건곤, 우리나라 임금 계시 천민 모두 기뻐하네’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

장희구 시조시인/문학평론가
장희구 시조시인/문학평론가

작가는 매하(梅下) 최영년(崔永年:1856~1935)으로 한국의 교육자이자 언론인이며 문인이다. 신소설 <추월색>의 작가인 최찬식의 아버지다. 신교육과 언론을 통해서 민중에게 새로운 지식을 불어넣는 일을 했다. 악부시(樂府詩)와 설화를 지어 민중에게 민족적인 자주정신과 긍지를 일깨웠다.

【한자와 어구】

寶曆: 단군의 연호, BC2333년. 戊辰: 무진년. 新建: 새로 세우다. 元: 여기선 새 연호. 與堯: 요임금과 더불어. 竝立: 나란히 서다. 兩乾坤: 두 개 건곤. ‘요임금과 단군’. // 始: 처음으로. 有那羅: 나라를 세우다. 任儉在: 단군왕검이 계시다. 天民: 하늘이 낸 백성. 歡樂: 기뻐하다. 四方喧: 사방이 떠들썩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