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주 회장, GIST서 ‘명예공학박사’ 학위 따다
고정주 회장, GIST서 ‘명예공학박사’ 학위 따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9.02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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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오룡관에서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열려
대학 발전재단 이사장...인재육성 위한 기부활동
​​​​​​​아호인 '덕운(德雲) 고정주 강의실'도
현,KBI 하남 지식산업센터 회장,광주·전남 경총 부회장

“돈 만 내놓으면 명예박사학위 딴 게 아니야?”.

김기선 총장으로 부터 명예공학박사학위를 받는 고정주 회장 

대학 측과 학위를 받으려는 사람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자본주의 시대이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여느 명예박사학위 수여식과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돈=명박’이라는 불신의 벽을 깨뜨리고 행사에 초청된 참석자들의 입에서 “그래 딸만 하지”라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30일 북구에 자리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관 1층에서 치러진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서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고정주(75) 회장이다.

그의 명예박사학위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것은 다름 아닌 고 회장의 광주경제 활성화와 과학인재 양성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됐다.
그렇다고 그가 돈이 많다거나, 지체가 높다거나, 재벌 그룹 회장도 아니다.
그저 광주에서 성장하고 광주 경제를 40여 년 간을 묵묵히 견인해온, 이른바 ‘중소기업인’에 다름 아니다.

그런 그가 일반대도 아닌 대한민국 과학기술연구개발의 산실인 GIST에서 받는다는 자체가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다.
GIST는 내년이면 개교 3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명예박사학위를 주는데 조금 인색한 게 사실이다.
고 회장이 6번 째니까, 따지고 보면 5년마다 1명의 명박이 탄생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GIST는 외국인 교수 2명과 정치인,그룹 회장 2명에게 명박을 준 것에 그쳤다.
일반대학이 학기마다 주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오룡관 1층에서 열린 고정주회장 명예박사학위 행사장 

그렇다면 고 회장이 중소기업인으로서 무슨 일을 했기에 그럴까.
우선 광주지식산업센터 KBI 하남을 건립한 장본인이다.
국비 150억과 민자가 투입된 이 센터는 광주경제의 버팀목으로 성장 가능성을 예고한다.
하남 산단의 노후화된 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업종간 네트워크를 통해 스타트업 및 청년 칭업의 인큐베이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다.

고 회장의 영광 뒤에는 아픔도 오롯이 새겨져 있다.
지난 82년 현 기아차 전신인 아시아 자동차 협력업체인 아성법인을 설립한 뒤 92년 회사명을 나영산업으로 바꿨다. 삼성광주전자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IMF 사태를 거치면서 잘나가던 회사도 휘청거렸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한 삶으로 한국생산성 본부 이업종연합 한국발명진흥회, 경영자총연합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특히 GIST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기술경영아카데미 강의를 들으면서 친목도 다져 나갔다.

특히 2020년 지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사회공헌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물론 최근 총장해임사태를 야기한 뒤 법정 분쟁을 하고 있는 이사회와는 엄연히 다르다.
고 회장이 지금까지 과학인재 양성을 위해 마련한 기부금은 12억원에 이른다.

그가 발전기금 마련에 앞장선 데는 자신의 어렸을 적 가난을 소환한다.
장성 삼계에서 무지랭이 아들로 태어나 배우고 싶다는 열망하나 때문에 학교에 진학했지만 돈이 없어 또래의 친구들 보다 2~3년을 늦게 졸업했다.
그것도 장학금의 혜택을 받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그러면서 주위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명예박사학위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사코 이날 학위 수여식의 공을 참석자들에게 돌렸다.

고 회장의 오늘이 있게 한 원동력은 다름 아니다.
경영 철학과 광주경제 사랑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광주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GIST가 우뚝서야 하고, 그래야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고, 그들을 통해 ‘미래 먹거리’라는 경제적인 부를 이룰 수 있다고 늘상 강조한다.

특히 과학기술 인재을 양성을 위한 열망은 GIST 발전재단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결심에 이르게 된다.
학교 측에서도 자신을 넘어 부부가 동참한 기부행렬에 감동한 나머지 2017년 오룡관 101호를 아호인 '덕운(德雲) 고정주 강의실'로 명명해 헌정한 것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고 회장은 명예박사학위를 따 ‘성공한 인생’이라는 명예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사회적 책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흔히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뜻하는 것처럼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며 “광주경제 발전과 사회공헌 활동에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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