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영상산업론자' 에게 묻는다.
'광주 영상산업론자' 에게 묻는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6.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사실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얘기를 시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유령은 '공산당'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깊은 뿌리와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밝혔듯이, 오늘 하고자하는 유령얘기는 '영상산업'이다. 알다시피 많은 초창기 영상장치가 있었지만 뤼미에르 형제를 영화의 발명자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처음으로 '돈'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는 '산업'과 뗄 수 없고, 영화 얘기에서 '돈'얘기는 필수요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요즘 들어 '영화와 돈벌이'에 대한 얘기를 필자는 자주 듣고 접하게 된다. 심지어 영상산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시대를 앞서는 것, '새로운 어떤 것'을 개척하는 것인 양 강변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더군다나 진보적인 지식인을 자처하는 분들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게되는 경우마저 있다. 글쓴이에겐 이런 당연한 얘기가 특별히 강조되는 데는 무언가 '꿍꿍이'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들의 속내를 다 짐작할 순 없지만, 그들 주장의 '공허함'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보자. 먼저, 영화-영상산업에 대한 강조는 우리나라의 경우엔 김영삼 정권 시절부터라는 사실을 짚고 가자. 한 입장이 정부의 정책이 되고 이를 관료들이 받아들여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지식인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겠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그 새로운 정책'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되어버려서 모두가 믿게된다는 점에 있다.

영화로 돈벌 수 있는가? 옛날에도 벌었고 앞으로도 번 사람은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 주변에는 영화 때문에 망하고 낙향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가까이로는 깡패영화 "네 발가락"에 투자한 광주의 쟁쟁한 분들도 계신다. 하여, 진지하게 묻는다. '광주에서 영화산업이 가능할까?' 이 전망에 대해 어두운 분석을 하나 보자. 현재 한국의 영화산업은 '유사 헐리우드 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화 되고 있다. 거기에 두세개의 투자·배급사들이 한국영화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와이드 릴리즈' 배급장식의 등장으로 대작이 아니면 스크린을 차지하기도 어렵게 되고있다.
이러한 결과로 지난해 60평이 넘는 한국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10여 편에 불과하다.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의 경향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며, 20∼30여 편의 대작제작 중심으로 한국영화가 나갈 것이다. 이러한 경향의 종착점이 어디일지는 분명하다.

현재의 영화산업의 귀결점은 영상문화 다양성의 위기로 나타날 것이 자명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영화산업의 계속적인 발전을 토대로 하는 '광주영상산업론'이 가능할 것인가?
영상산업론자 제위의 진지한 반론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