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묻지마 투표‘가 호남정치 좀 먹게 한다
민주당 ’묻지마 투표‘가 호남정치 좀 먹게 한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5.27 11: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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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반발...광주·전남 무소속 후보 대거 출마
광주 서구청장 선거 무소속 후보 당선 ’촉각‘
전남 2018년 지선 소환...이번 1/3 무소속 당선 예상도
​​​​​​​민주당 오만함...유권자 ’막대기 공천=당선‘도 원인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과거와는 온도 차가 다르다.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민주당이 정신 차리도록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전남 무소속 연대 기자회견(좌)과 정의당의 지지호소 108배 

그렇다면 민주당 광주시·전남도당이 뭘 그리 잘못했기에 그러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을까. 아무리 이곳 광주가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하더라도, 그들만의 원칙과 기준 없는 공천 놀음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다.

광주·전남 무소속 단체장 및 광역후보 12명이 26일 민주당의 공천이 잘못됐다며 반발하고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공천 잣대에 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을 잃었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납득이 갈 만하다.

민주의 성지라는 광주 서구의 경우 현직 청장과 시·구 기초의원까지도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의 입맛에 따라 자기 사람을 공천하는 바람에 당내 경선을 치르지도 못한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다.

광주 구청장 가운데 유일하게 공천에서 배재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대석 후보의 경우 민주당의 선거 규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경선조차 치르기 못하게 한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서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송 위원장을 이렇게 질타했다.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던 특정인을 민주당 후보로 공천할 거라는 소문이 현실로 드러났다. 자기 사람 심기 공천에 다름 아니다.
특히 서 후보는 "송 위원장이 2년 뒤 총선을 겨냥해 반 민주적 행태의 공천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출마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송 위원장은 구청장 후보뿐만 아니라 광역 기초의원 지역구에도 관여했다.
청년, 여성 특구라는 미명 하에서다. 청년 특구로 지정된 광주 서구 제3선거구에서 광주시의원이었던 송형일 후보는 당내 경선을 치를 기회조차 주지 못한 것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다.
그것도 모자라 서구 지역에 별로 연고가 없는 북구 출신 후보를 광역의원으로 공천한 자체가 지방자치의 가치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비민주적 공천 행태는 민주당 전남도당도 마찬가지다.
영암군의 경우 민주당 공천을 받은 우승희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공천함으로써 이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배용태 후보와의 접전이 예상된다.

영광이나 함평, 신안의 경우 감사원으로부터 검찰에 고발조치됐고, 군청을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당하거나 특정인으로부터 고급 양복을 얻어 입고 수사를 받고 있는 현직 단체장들이 공천을 받은 상태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강진 군수 후보의 경우 무소속으로 기초의원에 출마한 동행자가 지역주민에게 15만을 건넸다고 해서 공천에서 탈락시킨 반면 담양 군수 후보의 경우 축의금을 건네 압수수색까지 당했음에도 공천을 함으로써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정치 전문가는 “공천에도 보이지 않은 플러스알파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전남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2018년처럼 적어도 1/3 정도가 당선 가능권에 있다”고 말했다.

공천 잡음은 이미 언론에서 적나라하게 보도됐기에 여기서 접기로 하자.
그렇다면 이러한 민주당의 불합리한 공천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민주당의 오만함도 문제지만 광주·전남 유권자들에게도 ‘원죄’가 있다.

일단 민주당으로서는 자신들의 텃밭이기 때문에 막대기를 내리꽂아도 당선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유권자들을 ‘들러리’나 ‘호구’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유권자들로서도 그동안의 각종 선거에서 정당과 관계없이 능력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뽑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민주당이라면 ’묻 지마 투표‘를 한데 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에는 어떤 후보를 생각했다가도 투표소에 들어가기만 하면 민주당을 찍고 나오는 오랜 관행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그리고는 자신이 찍은 후보가 일을 제대로 못하거나 비위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뒤늦게 후회를 하곤 한다.
말하자면 투표 전과 투표 후에 생각과 결과가 같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 후회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맹목적·일방적 투표 행태는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을 나약하고 허약한 정당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은 이낙연 보다는 이재명에 방점을 찍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재명이 지역발전을 위해 내놓은 공약은 똘똘한 게 하나도 없었다.

이재명은 어차피 광주가 민주당 텃밭이기 때문에 굳이 쓸만한 대선공약을 내놓지 않아도 알아서 줄 서고, 충성하니깐 그대로 방치하고, 대신 부·울·경과 부신·대구에서 거창한 공약을 발표해 표를 얻으려 했을 게다.
따라서 대선 과정에서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은 물론이고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그리고 광역단체장, 심지어 광역의원까지 같은 민주당 이면서 대선 이슈를 선점하거나 대선 공약을 하나라도 확실하게 만들었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다.

왜 민주당은 그렇게 무기력 하기만 하나.
그건 국회의원 대부분이 2년 전 총선에서 문재인이나 청와대 팔이를 하면 유권자들이 묻지 마 투표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다 보니 이들 국회의원들의 경쟁력과 능력을 그만큼 찾아볼 수가 없고, 자질도 의문시된다.
그러다 보면 앞으로 호남에서 큰 인물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생각이다.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찍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보다는 무소속이건, 정의당, 국민의힘 이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 있고 도덕성과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후보를 택해야 한다.

이제 민주당도 잘못하면 더욱 잘하라고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길게 보면 이게 호남정치를 위하는 일이다. 인재, 특히 대선 후보를 키우는 지름길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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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국민 2022-05-27 22:23:10
    제대로 파악하고 쓴글~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