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은 尹 정부 ‘장관 깜냥’ 그리도 없단 말인가
광주·전남은 尹 정부 ‘장관 깜냥’ 그리도 없단 말인가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4.1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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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각 인선, 16개 부처 중 지역 출신 장관 ‘無’
지역 탕평책에 ‘영남·남성·보수 편중 인사’실망
광주시민,“호남 제외한 국민통합은 허울좋은 공수표"
​​​​​​​벌써 ‘호남 홀대론’에 ‘지역균형발전 퇴보’우려도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윤석열 정부가 18개 부처 중 16명의 장관 인선을 발표 했으나 광주·전남 출신 장관 후보자는 단 1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13일 내각 2차 인선을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당선인/대통령직인수위원회
13일 내각 2차 인선을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당선인/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일은 사람이 하고 때가 있는 법'인데, 중앙과 지역간 가교 역할을 하는 장관급이 없다는 점은 자칫 호남홀대론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퇴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은 인선 기준으로 능력을 한껏 내세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광주·전남에는 그리도 ‘깜냥’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대못을 박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13일 내각 2차 인선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광주·전남 패싱은 현실화되고 말았다.
지난 10일 1차에 이어 이날 정부조직법에 명시된 18개 부처 중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용노동부를 제외한 1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 했지만 광주·전남 출신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서다.
그런 만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인선 결과는 지역민들을 실망하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다.

2차로 인선된 비서실장 포함 9명의 장관 후보자의 면면을 출신지별로 보면 서울 출신이 4명(권영세·한동훈·박진·이영)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영남권(부산·경남) 3명(김인철·조승환·김대기)에 이어 대전 1명(한화진)으로 나타났다.
전북 출신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있지만 전북 인사들도 잘 모르는 ‘무늬만 전북’으로 알려져 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맨위 왼쪽), 박진 외교부, 권영세 통일부
한동훈 법무(가운데 왼쪽), 이상민 행안부, 한화진 환경부
조승환 해수부(맨아래 왼쪽), 이영 중소벤처부, 김대기 비서실장

1·2차를 합한 장관 16명의 평균 연령은 59.7세다. 여성은 3명이며 18.75%로 나타났다.
출신지별로는 서울을 제외하고는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부산·경남·대구·경북)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국힘의 볼모지인 호남은 1명(전북)에 불과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학은 서울대(7명)·고려대(4명)·경북대(2명), 광운대·육군사관학교·한국외대 각 1명씩이었다.

물론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윤석열 사단을 중심으로 내각을 꾸리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그렇게 하니깐 말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처럼 ‘캠코더 인사’에서 벗어나는 것은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과거의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소환하는 것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대선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득표율이 과거와는 달리 높게 나왔다는 점을 감안해서 내각 인선에 약간의 기대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구색맞추기 식이라도 1~2명 정도는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겠느냐고 내심 바랐었다.

하지만 정권 교체가 된 마당에 혹시나 했던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광주·전남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도 일당 독식구도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일부의 지적은 설득력 있게 들려온다.
더욱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은 윤 당선인이 인수위원 인선 때부터 보수·진보와 관계없이 역대 정권이 지켜왔던 지역 안배 및 여성 할당 대신 '실력'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말한 것을 그대로 실천했느냐의 여부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국민통합과 사회통합을 내건 윤석열 정부가 광주·전남을 홀대하거나 외딴섬으로 버려둔다면 말로만 국민통합을 외칠 뿐 허울좋은 공수표가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광주·전남을 제외한 타지역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대부분 우세를 보이고 있는 윤 정부가 자만과 오만함으로 호남 지역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이번 인선을 지켜본 광주의 한 시민은 "광주·전남 출신 인사 중에는 능력은 물론이고 윤 당선인과 아는 사람이 그리도 없냐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능력있는 사람을 발탁하겠다고 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광주·전남 출신을 한명도 발탁하지 않는 것은 국민통합과 거리가 먼 끼리끼리 보은인사에 지나지 않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윤 당선인이 혹여 내각 인선 과정에서 호남 홀대와 함께 광주·전남 출신을 원천적으로 배제했다면 국민통합은 말로한 하는 구두선에 그칠것이라는 비판적 여론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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