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영욕의 세월' 거쳐 대구 사저로
박근혜 '영욕의 세월' 거쳐 대구 사저로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3.2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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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딱 10년만에 고향 품으로...사저 앞 '소주병 투적'도
​​​​​​​尹. "박前대통령, 한번 찾아뵐 계획…취임식도 초청“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욕의 정치역정을 마치고 달성군 사저로 돌아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아 석방된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을 떠난 지 10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8시30분쯤 삼성서울병원을 퇴원한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한 것은  이후 오후12시17분쯤이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박근혜’ ‘대통령’을 번갈아 외치며 환호를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시작한 직후 한 참석자가 소주병을 던져 1분 정도 중단이 됐다.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현장을 수습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경호 똑바로 하라” “누군지 잡아라”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에게 미치지 못하고 바닥에 부딪혀 깨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윽고 경호원들을 무른 후 회견을 재개했고 “이야기가 끊겼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소주병을 던진 남성은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아시다시피 박 전 대통령은 1952년 2월 2일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박정희(1917~79)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1925~74) 여사가 50년 12월 12일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마련한 집에서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찾았던 안식처 역할을 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 직전 친박(親朴) ‘학살 공천’을 강하게 비판한 뒤 17일간 대구 달성에 머물기도 했고, 이른바 ‘최순실 사태’ 후 첫 외부 행보도 대구 서문시장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탄핵 결정이 내려졌고, 같은 달 31일 구속됐다. 2020년 유죄가 확정되면서 벌금 180억 원과 35억 원의 추징 명령도 받았다.
지난해 12월 24일 특별사면·복권된 박 전 대통령은 결국 고향인 대구로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0시 부로 자유의 몸이 된 지 82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원에 대해 “(대구) 사저로 가셨다고 하니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을 살펴서 괜찮으시면 찾아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마당에 마련된 야외 기자실에 들러 “글쎄 하여튼 건강이 회복돼서 사저에 가시게 돼서 아주 다행이고, 저도 내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지 묻는 말에 “원래 전직 대통령 다 모시게 돼 있잖아요. 당연히”라며 초청 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인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한 것에 대해 “새 정부와 장기간 일해야 할 사람을 (현 정부가) 마지막에 (지명한 것)”이라며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닌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가야 할 것을… (청와대가 지명했다)”라며 문 대통령의 인사를 부동산 매매 계약에 비유해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인은 부동산 매매 계약에서 대금을 다 지불한 상태, 명도만 남아 있는 상태”라며 “(당선인이) 곧 들어가 살아야 되는데 아무리 법률적 권한이 매도인에게 있더라도 들어와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서, (매도인) 본인이 살면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을 고치거나 이런 건 잘 안 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원론적인 입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런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앞으로 (인사에 대해) 그렇게 할 생각이고, 한은 총재 그 양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는 게 안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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