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눈물
우크라이나의 눈물
  • 문틈 시인
  • 승인 2022.03.17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로 나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우크라이나 소식을 검색한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을 쏘아 초토화시키는 가운데 용전분투하는 우크라이나군을 보며 응원한다.

어느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물리쳤다는 뉴스가 뜨면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과연 우크라이나가 언제까지 무서운 ‘북극곰’을 상대로 버틸 수 있을는지. 군사강국 러시아가 이웃 작은 나라 우크라이나를 최첨단 무기를 동원하여 민간 거주지까지 무차별적으로 폭탄을 퍼붓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소리쳐 러시아를 성토한다.

21세기 문명 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나라를 저렇게 힘으로 마구 유린해도 되는 것인가. 매일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누구도 이 살육전을 멈추지 못한다. 세계인들이 한 목소리로 전쟁을 멈추라 해도 러시아는 막무가내다. 이것은 정말이지 인류의 비극이다.

놀라운 것은 침공을 당한 인구 4천여 만 명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아직까지 잘 방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국민 모두가 독립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분연히 일어나 누구 한 사람 피하지 않고 전선으로 나가 총을 들고 시민들은 화염병을 만들어 대항하고 있다.

한 마음이 되어 나라를 지키는 그 결의에 나는 그만 격한 감정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탱크에 유린되고 있지만 나라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뜻은 오히려 더 단단히 뭉치고 있다.

하루 이틀이면 항복을 받아낼 것으로 생각했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너무나 완강하게 버티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피란민을 싣고 왔다가 우크라이나로 되돌아가는 폴란드 기차에는 해외 거주 우크라이나 남성들과 함께 피란갔던 여성들도 전쟁에 합류하기 위해 다시 탑승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똑같이 중요하다. 여성에게도 (러시아군과 맞서 싸울) 힘과 의지와 마음이 있다.”,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내 친척처럼 느껴진다.” 조국으로 되돌아가는 한 여성의 말을 보도한 CNN 뉴스를 보면서 나는 눈물을 흘린다.

지금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전쟁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항복을 하지 않을 경우 대량살상 무기를 써서라도 끝장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밀 생산 국가다. 국가의 문장에도 밀을 상징하는 도안이 들어 있을 정도다. 러시아와의 전쟁 때문에 올해 농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당장 세계 각 나라에서 식량값이 치솟고 있다.

한편 러시아 수출품인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이 서방의 제재로 중단되면서 이들 연료값도 마구 오르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이 두 나라의 전쟁으로 세계의 불안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대만 간의 전쟁을 예견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쟁의 불똥이 한반도에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 전쟁이 결코 먼 나라의 일이 아닌 것이다.

이 지점에서 광주가 할 일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권과 평화의 도시’로 인류사에 자리매김한 광주는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물적,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광주의 이름으로 세계를 향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러시아에게도 전쟁을 멈추라고 호소해야 한다. 내가 침대에서 편히 자고 있는 동안 오늘 밤에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다치고 싸우고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분노와 슬픔의 감정이 솟아오른다.

인류는 얼마나 더 고통을 겪어야 자유와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인가. 우크라이나여, 울지 말라. 기어이 살아남으라.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