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작품이어도 돈벌이가 안되는데...'
'아무리 작품이어도 돈벌이가 안되는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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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작가 허락 없이 작품 일부 자판기 옮겼다가 "혼쭐"

비엔날레측이 전시 작품 중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로 작가와 사전논의 없이 작품의 일부분을 없애는 일이 발생했다.

제2전시실에 설치된 수라시 카솔웡(태국)의 '감성적 기계-Emotional marchine'. 이 작품은 1965년형 폭스바겐 '딱정벌레' 차에서 엔진과 핸들, 바퀴, 샤시 등과 같이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들은 완전히 제거해 차체를 뒤집어서 흔들거리는 안락의자를 연상하도록 설치됐다.

그 안에 편안한 침대용 매트리스와 베개들을 준비해 그곳에서 영화를 보거나 신문 또는 잡지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이에 차체 주변도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조명 역시 휴식의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낮게 설치했다. 작가는 또, 공간 한쪽에 주제와 어울리는 음료수 자판기를 설치해 완벽한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10여일전 갑자기 음료수 자판기가 사라졌다. 박만우 전시부장은 "작품의 일부분이지만 폐막일도 얼마 남지 않고 수익성도 없어 작가와 상의를 거친 후 조금 일찍 기계를 철수했다"며 "문제삼으려고 묻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로마에서 작업 중에 있는 작가와 이메일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든 음료수 자판기는 내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다. 그것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며 "광주 비엔날레는 마지막 날까지 완전한 설치로 내 작품을 유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확인과정을 거치자 비엔날레측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박전시부장은 "직원들에게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작가와 당연히 상의된 줄 알고 있었다"며 "확인 결과 업체측에서 일방적으로 기계를 철수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문제발단을 업체측 책임으로 돌렸다.
이후 "30분 내로 되돌려놓겠다"던 자판기는 하루가 지나서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팀 외엔 작품해설을 담당하고 있는 가이드와 비엔날레 홍보팀 관계자들조차 "작품과는 상관 없는 자판기였다"고 알고 있을 정도로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임의로 작품까지 훼손한 비엔날레.
4회째 맞이하는 국제행사로 관객 30만명 돌파를 선전하는 이면에 담긴 광주비엔날레의 씁쓸한 현주소이다.


Hello,
I cannot read your name, but thanks a lot anyway for the message.
All the vending machines are the important work elements as they are parts of 'emotional machines' of my work. So it is absolutely impossible to make them disappear!
The Gwangju Biennale have to understand and maintain my work in the complete installation.
I am now super busy to install my work in Rome, that's why you could not reach me at home. The best thing to get in contact is through email.
Have a great day!
All my best,
Sur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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