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호남 '20대' 등에 업고 '20% 마의 벽' 깰까?
윤석열, 호남 '20대' 등에 업고 '20% 마의 벽' 깰까?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2.03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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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손편지,이준석 지역구도 타파에 민심 돌아설까
민주 "60%대 박스권 탈출"VS 국힘 "20% 지지" 확보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지역은 일당이 독식하고 있다. 예로부터 광주·전남은 민주당 텃밭이고, 대구·경북은 지금의 국민의힘이 독주하고 있다.

윤석열 국힘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진보와 보수가 각자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자리 잡으면서 양 지역은 지역구도 대명사가 됐다.
대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호남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90%대의 지지로 ‘몰표’를 주었다면,이에 뒤질세라 TK지역도 똑같은 행태를 보여왔다. 말하자면 지역감정이 강했던 곳이다.

그러다가 지난 19대 보궐선거(곡성,순천)와 20대 총선(순천)에서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돼 지역감정을 허무는 인물로 부상했다. 반면 대구에서는 현 김부겸 총리가 출마해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그런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구도의 벽을 철옹성 처럼 단단하다.

하지만 이번 설 연휴 민심을 가늠하는 여론조사에서 소소하지만 미묘한 지지율 조사가 나와 주목을 끈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를 기존의 ‘지역 대결’ 보다는 세대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생기는 ‘세대 갈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것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는다.

윤석열 후보가 호남 유권자들에게 보낸 손편지/국민의힘

특히 광주전남지역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20대에서 다소 높게 나왔다는 점에서다.
KBS 광주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6일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성인 1000명과 100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는 호남 지역 20대에서 선전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61.8%와 10.2%로 나타났다. 하지만 20대는 각각 30.4%와 18.1%의 지지율을 보여 과거 대선 때와는 달리 윤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전남의 경우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67.9%와 8.1%를 기록하고 있지만 20대로 한정해서 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32.1%와 20.0%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피 참조)

그렇다면 윤 후보가 볼모지인 광주전남 20대에서 20%대 반열에 오른 이유는 뭘까.
과거 정서가 지역주의와 정당 그리고 부모의 정치색이 작용했다면 지금의 20대는 이로부터 자유롭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친밀도가 높은 가족이나 친척, 이웃 등이 선호하는 특정 정당에 좌우되는 것에서 벗어나 이른바. ‘정치 성향의 대물림’이 퇴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20대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정당에 매몰되기 보다는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발달하면서 자신들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누가 잘 대변하고 있는 후보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윤 후보가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문구를 올린 뒤 ‘이대남’(20대 남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호감도가 올라가며 20대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게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윤 후보가 쓴 편지가 호남지역 230만 가구에 발송된 점도 관심의 대상이다.
윤 후보는 편지를 통해 "호남의 미래 세대가 지역을 떠나 일자리를 찾지 않아도 되도록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을 진흥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일 광주 무등산에 올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국민의힘.

더욱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호남공략과 세대포위론을 들고 나온 것도 설 밥상머리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설 연휴 기간인 1일 광주를 대표하는 무등산 정상인 서석대에 올라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앞으로 전남 곳곳을 방문해 호남표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호남의 20대들이 설 연휴 기간 동안 부모 세대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정치 개혁의 불씨가 부모 세대로 옮겨붙기를 기대한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것도 그래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기존 핵심 지지층인 60대와 70대 이상에 더해 20대와 30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할 경우 설령 40대와 50대에서 민주당이 선전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세대 포위론’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20대 표심만으로는 오랫동안 구축된 민주당 일색의 독식구도를 흔들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재명 후보가 다른 대선과는 달리 설 명절과 대선 TV토론을 거쳐 호남에서 60%대의 박스권 지지율을 탈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마찬가지로 윤석열 후보 또한 비호감 대선 때문에 호남에서의 부동층과 20대의 반민주 정서에 편승해 '20%대'의 벽을 넘어설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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