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필요한 만큼 먹고, 먹을 것만 먹는 것인가. 맛 기행이니, 미식가니 하는 말들을 보면 먹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을 훨씬 뛰어넘은 듯 하다. 독특한 맛을 찾아 먼 곳도 마다 않고 달려가고, 새로운 재료를 찾아 요리법을 만드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름다움을 찾고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의 욕구는 본능 중의 하나일 테다. 하지만 그런 호기심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나무의 몸 곳곳에 구멍 뚫어 그 물을 마시고, 새로운 나무를 찾아 더 높은 산으로,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간다.
비둘기니 고양이니 종전에는 먹지 않던 동물들도 무슨 맛일까 하는 호기심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보다. 닭도 어린 닭, 고기도 연한 살을 찾아 그것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무슨 짓을 하는가. 먹고 싶은 것 먹기만 하면 그만인 듯 뭇 생명에 대한 배려는 없는, 그런 식생활. 야만을 넘어선 폭력 아닐까.
먹는 것은 먹는 것일 뿐이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마시는 것은 사람뿐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 몇 리터의 물을 마시고, 좋은 물을 찾아 이땅 구석구석 구멍을 뚫고, 온갖 영양제와 건강보조식품이 넘쳐나는 세상에 간단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모였다.
뭇 생명을 배려하지 않는 식생활은 "폭력"
헬렌 니어링에게서 영감, 채식위주 바른 먹거리 문화 실천
광주전남 녹색연합의 소모임인 '소박한 밥상'이 그것. 100년 동안 자립적이고 조화로운 삶을 살아온 헬렌 니어링의 요리에세이 '소박한 밥상'에 착안해 모임 이름을 지었다. 생활 속에서 늘 접하는 먹거리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음식에 대한 의미를 공유해 경건한 마음으로 밥상을 차리고 맞는다면, 그것으로도 한 도(道)에 이르는 것 아닐까.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자연과 합일될 수 있는 먹거리 방법을 찾고 나눈다. 이 모임을 이끄는 이는 채식운동가 정인봉님. 밥상을 소박하게 차리려면 자연스럽게 채식위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채식이 중심 되는 음식이야기와 요리법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요리라는 것에 대한 의미부여도 깊다. 단지 먹기 위해 만드는 것만이 아닌, 손과 눈과 마음을 가지고 직접 '만드는' 것이다. 간편하고 획일화된 인스턴트 식품이 넘쳐나는 세상에 자신만의 독특한 음식을 직접 요리한다는 것.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삶으로의 한발 움직임이다.
'소박한 밥상'모임은 지금까지 두 번 모였다. 한번은 일반인, 또 한번은 주부들과 직접 두부를 만들었다. 간수를 대처한 방법, 시중의 두부를 안전하게 먹는 방법, 콩과 들기름의 영양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버려지는 것 하나 없는 요리법을 배운다. 모임을 할 때마다 그동안 먹거리를 줄인 비용(3천원)을 적립해 굶주리는 이웃에게 나눌 것도 합의했다.
문의 : (062)233-6501-2
www.greengwangj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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