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 오동섭 화백, ‘검은 호랑이 흔적’展
송은 오동섭 화백, ‘검은 호랑이 흔적’展
  • 이배순 기자
  • 승인 2021.12.2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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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암미술관서 내년 1월 28일까지 전시
‘흑호도’, ‘한일 월드컵 성공기원도’ 등 52점 선봬
새해 黑虎 기상 받아 코로나 위기 극복했으면...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이다. 검은 호랑이 해다.

송은 오동섭 화백은 오는 29일부터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한국 호랑이 6천년의 흔적’을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다. 사진은 그의 작업실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 화백.
내년 1월 28일까지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한국 호랑이 6천년의 흔적’을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
송은 오동섭 화백

그런 새해를 맞아 호랑이 그림을 평생 화폭에 담아온 송은 오동섭 화백의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내년 1월 28일까지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한국 호랑이 6천년의 흔적’을 전시 타이틀로 했다.
50년 넘게 호랑이 그림을 그려온 오동섭 화백으로서는 이번이 일곱번째 개인전이다. 우리 민족의 삶과 역사성이 담긴 총 52점의 호랑이 작품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독특한 채색 기법을 통해 털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그려낸 오 화백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살아있는 호랑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려진 털은 한가닥 한가닥 움직이는 듯 하고, 질주하는 듯한 움직임도 느껴진다. 호랑이의 야성도, 아기 호랑이를 감싸안은 자애로운 모습도 함께 느껴진다.

검은호랑이해에 관람객들을 만날 ‘흑호도’
검은호랑이해에 관람객들을 만날 ‘흑호도’

그의 생동감과 역동성은 탄탄한 데생 실력이 바탕이 됐다. 표정과 털의 묘사 등은 오랫동안 인물화, 초상화를 공부해온 결과다. 20년 넘게 초상화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던 그는 젊은 시절 우암 이상원 선생을 사사하며 인물화 공부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오 화백은 재료에 연연치 않는다. 초창기에는 전통 한국화로, 화선지에 수묵과 채색 작업을 했지만 최근에는 유화물감으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그런만큼 최근작들은 호랑이의 위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유화물감을 함께 사용했다.

그러면서 호랑이 그림의 배경으로는 실경산수 등 옛 모습과 함께 고구려 벽화 사신도나 수렵도를 비롯해 훈민정음, 우리나라 옛 지도, 민화, 태극기, 88올림픽 마스코트 등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흔적과 현대의 이미지들도 적극 활용했다.
실제로 무등산 옛지도와 함께 묘사된 ‘옛날 무등산 호랑이’는 새끼 호랑이 두마리와 함께 한 어미 호랑이의 위용이 느껴지며, 호랑이의 수십가지 다채로운 표정을 한 작품은 신비롭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의 모티브를 기원전 6천년 전 사냥 장면이 등장하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에서 찾은 것도 그래서다.
그런만큼 국내 중요한 스포츠 행사에서도 오 화백의 호랑이 그림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현장에서 초대형 작품 ‘한일월드컵 성공 기원도’를 선보였다. 기아 타이거즈의 첫 개막경기 등에서도 호랑이로 우리 민족의 혼을 표현해냈다.

오 화백이 사실감 넘치는 호랑이의 표정을 묘사하기 위해 2004년 과천 동물원 인근에서의 하숙 생활을 통해 호랑이를 관찰했다는 사례는 유명하다.
자세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가까이 다가가 그들을 이해하고 싶었고 아울러 호랑이의 언어와 마음을 알고 싶었다 한다.
현재 오 화백의 호랑이 그림이 돋보이는 것은 이러한 노력들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이토록 호랑이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유년시절부터 들어온 호랑이 이야기에 영향을 받았다 한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등 전해져 내려오는 옛 이야기들을 접하며 호랑이에 푹 빠졌다는 것이다.

오 화백은 특히 이번 전시가 한국의 정신을 느끼고, 민족적인 의미를 생각히면서 코로나 시대 호랑이의 용맹스런 기운으로 어둠에 갇힌 일상을 헤쳐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광이 고향인 오 화백은 호랑이와 관련한 전시관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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