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위드 코로나
  • 문틈 시인
  • 승인 2021.11.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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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가려면 백신 접종 기록을 확인받아야 한다. 회사 사원들은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야 하고, 식당과 술집은 자정 이후 영업을 금지한다. 코로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은 5일간 자가격리를 한 뒤 항원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매일 신규 확진자가 4천 명을 훨씬 웃돌자 이런 강경 조치를 취했다. 12세 이상 인구의 89퍼센트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한 아일랜드의 이야기다. 아일랜드는 인구가 5백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인데 코로나로 인해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접종 비율로 볼 때 충분히 집단 방역이 생겼을 법한데 현실은 완전 딴판이다.

독일 병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매사에 철두철미한 독일의 경우 코로나 상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하다. 접종 확인증이 없으면 직장 출근을 못하고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다.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을 넘나든다.

지난 7월 ‘위드 코로나’로 방역규제를 확 풀었던 영국은 또 어떤가. 기존의 완전 접종 기준을 2차에서 3차 접종으로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두 번 접종한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폭발하고 있어서다.

프랑스는 EU 16개국 미접종자 여행객을 대상으로 아예 입국을 차단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백신 미접종자는 외출하다 걸리면 벌금으로 194만원을 물어야 한다. 입이 떡 벌어진다. 유럽은 지금 코로나로 초토화되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 확진자 중 3분의 2에 달하는 190만명이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가 유행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데 상태는 좋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악화일로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일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 1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지금은 하루 1백 명 미만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가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 쇄국정책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코로나 역전은 놀라운 변화다.

일각에선 일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멸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코로나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이다. 일본은 어떻게 했길래 코로나를 제압할 정도로 급호전된 것일까.

한국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한 이후 최근엔 하루 확진자가 2~3천 명 선을 오르내린다. 위중증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어 자칫 병실이 모자랄지 모를 상태로 가고 있다. 코로나 사망자도 걱정할 정도다. 코로나 재앙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른바 집단 방역이라는 개념을 기대했었는데 현실에선 그런 주장이 통하지 않고 있다. 애초에 집단 방역 같은 개념은 들어맞지 않는 그저 사고실험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 방역은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 산불처럼 거센 코로나 불길이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방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90퍼센트가 백신을 두 차례씩 맞았다. 그런데도 코로나 사망자의 92퍼센트가 60대 이상에서 나온다. 이른바 돌파감염이다. 위중증 환자도 이 그룹에서 다수 발생한다.

백신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갈 판이다. 확진자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손을 소독하고 거리두기를 하며 지내는 사람들이었는데도 감염되었다. 드물기는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도 걸리고 화장실에서도 감염된다 한다. 그렇다면 전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과연 안전할까. 나의 걱정은 끝이 없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둘러보면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는 것 같다. 요양소는 격리된 시설인데도 확진자가 집단으로 나오고 있다. 집에 틀어박혀 일체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지낼 수도 없는 형편이고 보면 사람들은 날마다 그저 운에 맡기고 생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말 겁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코로나 감염 실태를 보면 마스크, 손씻기, 거리두기도 1백 퍼센트 안전하지 않으니 사람이 많은, 특히 밀폐된 공간은 가급적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른바 선진국들이라는 유럽 여러 나라들이 코로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처지를 보면서 나는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게 된다.

아직 위드 코로나로 성공한 나라가 없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더 무섭다. 나를 만나자고 전화를 걸어오는 지인들의 청에 내가 응할 수 없는 이유다. 나는 겁이 많다. 집에 갇혀서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무서워 벌벌 떨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위드 코로나가 아닌 위드아웃 코로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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