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업'과 '패밀리비지니스'사이 에서 지방정치란?
'허업'과 '패밀리비지니스'사이 에서 지방정치란?
  • 이월태 시민논객
  • 승인 2021.11.1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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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태 시민논객(화순 전주 광고 대표)
이월태 시민논객
(화순 전주 광고 대표)

신경림 시인의 「갈대」라는 시가 가슴을 파고든다.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이 시에서 갈대의 울음은 민초들의 울음일 성 싶다. 사는것 자체가 조용한 울음이다. 국민 일상 속 삶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다. 가슴이 아려온다.
갈대 처럼  울음을 제대로 듣고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모르긴 해도 정치인의 본분이 아닐런사 싶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지방정치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선거가 본선으로 치닫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 발  요소수 대란에다, 코로나19는 끝이 안 보인다.
지역상권은 오그라들대로 오그라 들고, 양극화는 갈수록 깊어진다.

허탈해하는 지역민들을 보면, 확실히 이럴 때는 올곧고 제대로 된 정치가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구석구석 누비면서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자세를 취한다. 그런데  뭐든지 다해줄 것처럼 하다가도 막상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진다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영화 「특별시민」의 대사 중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다”라고...
이 말처럼 한국정치, 특히 지방정치를 잘 읽어내는 말도 없을 게다.
숱한 루머들로 무성한 지방정치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패밀리 비즈니스를 통해서 만들어진 권력을 배경으로 각종 카르텔이 만들어진다고 보는 것이 지나친 기우일까?

선거철이 다가오면 단체장 등 지방정치판에서 당선되기 위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가 싶더니 그 정치인이 당선된 후에는 행색이나 살아가는 품격(品格)이 달라진 것을 숱하게 보아왔다.
소위 ‘완장’을 찼다는 얘기다.

이들이 행사장이라도 나타날 때면 영화나 TV드라마에서나 등장하는 ‘보스’나 대기업 회장님을 연상시킬 정도다. 그러다 보니 지방정치에서 정치인과 패밀리(family)가 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줄을 대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신이 영위하는 사업을 위한 당연한 생리(生理)가 아닐까 싶다.
풍문은 풍문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게 되면 곧바로 지방선거를 치르게 된다. 출마자들은 벌써부터 물밑에서 지방 권력을 갖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과연 이들의 모습을 보면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모습일까?
그나마도 선거철이나 되니까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의 마음을 사야 하므로 정치인들은 낮은 자세로 유권자를 대하는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이때 만큼은 그래도 유권자가 왕(王)쯤되니까 확실히 민주국가인 것은 분명하다.

김종필 전(前) 총리는 생전에 “정치는 허업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곤 하는 것은 아마도 정치인이나 정치지망생이라면 가슴에 새겨야 하는 뼈 아픈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말은 실업(實業)은 실업하는 사람들이 열매를 따 먹는 것이고, 정치로 맺어 놓은 과실(果實)은 국민의 몫이지 정치인의 몫이 아니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다시말해 정치인은 공을 탐내지 말고 국민이나 지역민만 보고 나아가란 말이다.
국민의 몫을 탐내다가는 그 정치인이 가야할 곳은 한 곳 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정치(政治)는 국민이나 지역민들이 인간답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권력을 획득하고 행사하는 활동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정치는 필연적으로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보듬어주며,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지방정치는 허업이면서 본질적으로 패밀리비지니스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동안 한국사회의 유권자들은 균형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점이다.
평소에 지역 구석구석을 살피고, 지역민들의 울림이 있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천해 왔던 정치인들에게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민주주의 축제의 장일 것이다.

그러나 구태정치를 답습한 정치인들을 지역민들이 소중한 한 표 행사를 통해 이들을 낙선 시키는 것 역시 민주주의 국가가 작동하는 당연한 메카니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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