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사능오염수 방출로 한·중갈등 부추겨 선거 이긴다?
日, 방사능오염수 방출로 한·중갈등 부추겨 선거 이긴다?
  • 주종광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21.10.21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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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광 객원논설위원(법학박사/공학박사)
주종광 객원논설위원
(법학박사,공학박사)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과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터졌다. 이후 2013년 9월 13일부터 한국이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자, 일본은 2015년 5월 2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2018년 2월 22일 1심에서 일본이 승소했다.

그러자 한국은 그해 4월에 상소를 제기했다.
2019년 4월 11일 최종심인 2심에서 한국이 승소한 바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일본의 역전패소에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등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19년 7월에 일본경제산업성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첨단소재에 쓰이는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러한 이면에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반발이 짙게 깔려있다. 이처럼 수출규제 시점이 묘하게도 맞물려 있다.

그런데 일본은 이번에는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중국대륙 만큼이나 넓은 해양영토를 가진나라인데도 말이다. 
해양국가 일본이 바다에 방사능오염수를 버리겠다는 것은 일본 어민들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어업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도대체 뭐하자는 것일까?

얼마전 스가 전총리가 동원하고자 했던 이슈가 후쿠시마 방사능처리수 해양방류 각의 결정인데, 이 결정이 발표되자 한국과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한중일 3국은 날선공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그것도 당장 올림픽을 치루는 일본에서 잔치집에 손님을 불러놓고 정작 주변국과 날선공방을 해 나간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외교적인 행보였다.
하지만  이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올림픽과 중의원선거를 함께 염두해 둔 사전포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부흥올림픽으로 만들려고 했던 전략이었으나 작년부터 유행한 코로나19 여파로 뜻대로 되지 못한 것같다. 이제 중의원 총선거를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가 총리가 사임했다.
그렇기에 기사다 후미오 총리의 임기가 시작하자마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각의에서 중의원 해산을 의결했고, 10월 14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해산을 선언했으며, 10월말 중의원총선거를 실시한다. 일본 내 전망은 어찌되었건 자민당은 최소한 과반수 확보는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야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

2021년 10월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돌연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폐로작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은 우려를 표했다. 같은 날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제(大祭)에 쓸 공물을 내각총리대신 명의 봉납했다고 한다.

이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 중의원 총선거까지 불과 10여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경화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당연히 이웃 국가인 한국과 중국을 자극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이와 같은 행보를 헀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정치에 관심없던 일본 국민들도 우경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민당에 투표하게 되는 형국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자민당 전 정권에서 즐겨쓰던 수법이다.
한일 갈등을 동원하는 일종의 프레임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본 자민당 내 보수우파들이 선거가 쉽지 않을 경우 잘 써먹는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한일 간에는 풀어야 할 갈등 이슈가 많이 있다.
반도체소재 수출규제,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 결정, 일본군위안부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이 있다. 민주 국가에서 치르는 선거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가 보다.

유권자들의 표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갈등을 동원하기 좋은 이슈로 선점하면서 이를 지속적으로 동원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아베 전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로 총리가 된 기시다 총리 역시 아베 전총리의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기시다 총리는 왜 하필 시점에 이런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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