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힌 일상 뚫으려 ‘화순’으로 떠난다
코로나에 갇힌 일상 뚫으려 ‘화순’으로 떠난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10.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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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산 치유 숲’‘동구리 호수공원’...힐링 공간 다수
고인돌 선사체험과 ‘세계 거석 테마파크’한눈에
개혁가 조광조와 혁명음악가 정율성의 능주 스토리텔링
​​​​​​​너릿재 옛킬·세량지·숲정이…‘걸으며 산림치유’

코로나19f로 일상에 갇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남자의 계절, 가을이 왔다.

얘기 단풍이 가을비 속에 수놓은 화순 너릿재 옛길

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막상 집을 나서려고 하면 망설여진다. 유독 지칠 대로 지친 일상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져 버리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해본다.

광주에서 그리 멀지 않는 화순이 제격이다. 발걸음을 가볍고 살포시 옮길 곳이 많다.
화순읍을 내려다 보면서 무등산에서 뻗어 내린 정기를 흠벅 들이마시고 있는 만연산이 눈에 밟힌다. 산으로 들어서기 전의 ‘동구리 호수공원’과 ‘치유의 숲’, ‘수만리 생태숲공원’ 등이 어서오라고 손짓한다.

봄철 벚꽃이 수채화 처럼 물속에 피어있는 만연사 입구 '동구리 호수공원' 

‘만연산 치유의 숲’으로 들어서면 소나무숲 사이로 나있는 호젓한 ‘오감연결길’을 걷을 수 있다. 시각과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五感)을 깨우는 오솔길이다. 사람들은 이 길을 걸으며 경관과 피톤치드, 음이온, 산소, 소리, 햇빛을 만끽하는, 그래서 아룬버 ‘산림치유’를 하는 곳이다.

단풍나무숲과 철쭉원, 습지원 등으로 꾸며진 ‘수만리 생태숲공원’ 또한 힐링공간이다.
인근에 노부부가 운영하는 ‘수만리 빵집’이 이채롭다.
제3주차장 ‘귀농인 농특산물 판매장’에 딸린 무인 카페서는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고와 화장실은 볼일을 볼 때 창 너머 풍광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오감 체험과 힐링을 함께 할 수있는 만연산 '오감연결길'

만연산 큰재를 넘어서면 ‘수만리 생태숲’과 ‘수만리 국화마을’, ‘무등산 편백 휴양림’, ‘무등산 양떼목장’, ‘바우 정원’(전남 민간정원 11호) 등 개성적인 녹색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이길을 일명 ‘화순 알프스 드라이브길’이라고도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옛길 하면 ‘너릿재’를 연상케 한다. 광주시와 화순군 경계에 있다.
동구 선교마을과 화순읍 이십곡리를 연결하는 4.3㎞의 산길이다. 화순쪽은 2.1㎞에 달한다.
터널이 뚫리면서 차량을 통제한 이 길은 걷기와 자전거 타기에 좋은 힐링 숲길로 변모했다.
화순쪽 갤러리 입구에서 너릿재 고개까지는 30여분이 소요된다.
본래 차가 다니던 비포장 도로에 마사토를 깔아서인지 광주쪽 아스팔트 길과는 달리 걷기엔 건강 만점이다.
너릿재 정상은 이채롭게 두 그루의 300여년생 느티나무가 서 있다.

임야가 전체면적의 70%를 차지하는 화순에는 ‘너릿재 옛길’ 외에도 ‘세량지 둘레길’과 동복면 ‘연둔리 숲정이’(전남도 기념물 237호)처럼 힐링할 수 있는 둘레길과 마을숲이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 둘러보고 시를 읊었다는 화순적벽을 돌아보면 대자연 속의 오감만족과 힐링에 흠뻑 젖을 수 있다.

화순 하면 선조들의 역사적 발자취가 가슴에 스며든다.
능주에 남겨진 정암 조광조와 작곡가 정율성이 퍼뜩 떠오른다. 개혁가 정암(靜菴) 조광조(1482~1519)는 ‘유교를 정치와 교화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왕도(王道)정치의 실현을 역설했으나 훈구파의 반격에 능주로 귀양을 오게된다. 그리고는 한 달여 만에 사약을 받았다.
‘정암 조광조 선생 적려유허비(謫廬遺墟碑)’는 돌거북 위에 세워져 있는데 붉은 글씨로 새겨져 있다.
500년전 벌어졌던 사화(士禍)이지만 진보(개혁파)와 보수(훈구파)로 양분돼 있던 당시의 정치적 구도가 현재도 마찬가지라는 점이 관심을 끌만하다.

능주 여행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역사인물은 ‘중국 3대 혁명음악가’로 추앙받는 정율성(1914~1976)이다. 능주파출소 가까운 곳(능주면 관영리 282)에 ‘정율성 선생 고향집’이 최근 복원됐다.
이곳에서 정율성과 가족이 1923년까지 살았다.

그런 만큼 개혁가 정암 조광조와 작곡가 정율성 선생은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다.
조광조 적려 유허지와 학포당, 그리고 ‘정율성 선생고향집’과 능주초의 기념교실, 흉상, 골목길 벽화 등을 연계한 역사여행도 볼거리다.

2020년 6월 문을 연 ‘세계 거석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는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2020년 6월 문을 연 ‘세계 거석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는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화순은 강화도, 고창과 함께 세계적인 고인돌의 유적을 품고 있다. 화순 고인돌은 지난 2000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능주를 지나 도곡면 효산리를 찾아 선사(先史)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이곳과 춘양면 대신리를 연결하는 4㎞ 길이의 보검재 산길에서는 고인돌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는 ‘고인돌 선사체험장’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세워진 거대한 거석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거석(巨石) 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다.

우선 도곡면 효산리~춘양면 대신리 산길에 널려있는, 산길 좌우의 큼직하고 시커먼 바위들은 대부분 고인돌이다. ‘괴(고양이)바위 고인돌지구’와 ‘감태바위 고인돌 지구’ 등 크게 6개 그룹으로 무리 지어 총 596기의 고인돌이 밀집해 있다.
춘양면 대신리에서는 맷돌 커피체험 등 고인돌 체험공방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코로나 19’를 끝내 이겨낼 녹색 ‘마음 백신’을 얻는다.
화순군은 지난해 12월에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와 여성가족부 ‘여성친화도시’, 지난 2월에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아동·여성·고령 3대 친화도시’라고 불리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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