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700조 아프간 피박’ 보다 믿는 구석은 '경제'
美, ‘2700조 아프간 피박’ 보다 믿는 구석은 '경제'
  • 최용선 시민기자
  • 승인 2021.09.0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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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인도...탈레반 돌발 상황 예의주시
​​​​​​​미국,'중산층을 위한 나라' 핵심...‘독박 외교’ 중단 메시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 군사 주둔은 끝났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선언했다. 지난 20년간 지속해온 아프간전의 공식 종결을 알린 셈이다.

탈레반이 미국이 철수하면서 버리고 간 험비 등을 타고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광경
탈레반이 미국이 철수하면서 버리고 간 험비 등을 타고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광경

탈레반은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점령했고, 미국은 17일의 짧은 기간 동안 12만명 이상이 비행기로 탈출을 시도하는 혼란을 겪었다. 국제사회는 “동맹국들의 뺨을 때린 셈”이라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WP)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위상을 향상시킬 아프간 탈출”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오히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배경으로 지난 1975년 미국이 베트남에서 철수를 들었다. 당시 미국이 국제사회의 신용을 회복할 수 없이 잃었다는 견해가 많았지만, 철수 결정은 오히려 소련 등 당시의 경쟁국들과 대치 속 동맹 관계에 집중한데 이어 베를린 장벽 붕괴와 소련 해체 등 냉전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단기적으론 탈레반의 빠른 진격으로 발생한 혼란이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 타격을 주고 있지만, 카불의 붕괴도 (사이공 함락과) 비슷한 궤적을 따를 수 있다고 전망한 셈이다.

실제로 철군 결정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유권자 1만5623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9일 시행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 평가 48%, 부정정 평가가 49%로 취임 후 처음으로 ‘데드 크로스’(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서는 현상)를 기록했다.
한때 60% 가까이 올랐던 그의 지지율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2주간 하락세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미군 철수는 아프간이라는 문제의 무게를 다른 나라들이 같이 들게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더 큰 목표에 다가가게 해줄 거라는 논리다.

실제로 미국의 철군 강행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긴장 속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고, 이들과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놓고 다투는 인도도 탈레반을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

인도 정부는 그간 앙숙인 파키스탄과 밀접하다는 이유로 탈레반을 멀리하며 아프간 정부와만 대화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인도 정부 관리들은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비밀회동을 가진 상황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아프간에 돈을 투입하는 것 보다) 미국이 자국 내의 경제를 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큰 핵심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국내 투자를 통해 기술 우위를 회복해 중국과의 차세대 신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고, 미국식 민주주의 모델을 선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대외 전략을 위한 자본 투입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안보전략 잠정 지침(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y Guidance)을 통해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중산층의 이익을 위한 외교’를 천명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에서의 전쟁 및 재건 비용으로 2조2610억달러(약 2700조원)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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