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남해 해저터널 뚫고 남해안 시대 ‘활짝’
여수~남해 해저터널 뚫고 남해안 시대 ‘활짝’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08.26 17: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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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예타 통과...국토균형발전, 동서화합 기대
​​​​​​​개통시 1시간 20분에서 10분대로 앞당겨
남해안 발전을 둘러싼 시너지 효과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그’가 여수~남해 간 해저터널을 뚫어야 한다고 외쳤을 때 유권자들은 생뚱맞다고 했다.

여수-남해를 잇는 해저터널을 뚫는 여수 신덕과 남해 서면 전경

지역 사정에 별로 밝지 못한 사람들로서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여기서 언급한 ‘그’는 순천·곡성지역에서 2014년 보궐선거에 이어 내리 두 번 당선됐고, 그래서 당시 대구의 김부겸 현 국무총리와 함께 지역주의 벽을 허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을 말한다.

느닷없이 과거 사람 이정현을 왜 소환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여지껏 광주·전남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예산에 관한 한 그 사람처럼 적극적으로 나선 이가 별로 없다는 데서다.
동부권 발전을 위해 국비를 따와 폭탄처럼 쏟아붓겠다 하면서 여수~남해 해저터널을 본격적으로 거론한 이가 바로 이정현이었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경전선 순천-광주 구간 직선·복선화, 순천 의대와 부속병원 유치, 보성강·섬진강 유량 확보 및 유역 정상화, 광양만권 공단 대기업 유치,여수경도 복합리조트 유치... 등 크고 굵직한 현안사업 해결에 나서겠다고 자처했을 때 박수를 보냈었다.

이념과 정당, 그리고 지역감정을 떠나 이정현 전 의원이 지역발전에 관한 한 무진 애를 썼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게다.
당시 이정현이 의정활동을 할 때 광주와 전남 단체장과 공무원들은 중앙부처에서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따오기 위해 의원 사무실을 사랑방처럼 알고 들락거렸으니까 말이다.

단순 비교를 해선 안되겠지만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의 의정활동과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한마디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비록 지금은 정치적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지역민들은 당시의 그를 소환하며 ‘참 일꾼’이었다고 회상한다.

여수시와 남해군을 잇는 해저터널 노선도

이정현이 그토록 외쳐댔던 여수~남해 해저터널은 올해 결실을 맺게 됐다. 4전 5기 끝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여수시와 경남 남해군은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같은 생활권이라는 점을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5㎞ 남짓하다. 자동차로 10여분 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바다에 가로막힌 나머지 80㎞라는 먼 길을 돌고 돌면서 1시간 20분이 걸린다.
지척에 두고도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낭비해왔던 양 지역이 앞으로 해저터널로 연결됨으로써 지역균형발전과 동서화합, 남해안 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 라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우선적으로 해저터널이 갖는 의미는 전남과 경남, 그리고 호남과 영남을 잇는 가교로 상징성이 있다.
광주~대구간 88고속도로가 내륙을 연결하는 동서화합을 대변한다면, 해저터널은 바다를 통해 여수와 하동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엮는 바람에 소통과 교류 활성화, 그리고 동서화합을 대변하게 된다.

더 범위를 넓혀 경부선 축을 중심으로 동서로 88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완성,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창했던 남해안 발전 시대를 완성해 간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터널이 될 수밖에 없겠다.

둘째는 남해안 발전을 둘러싼 시너지 효과를 들 수 있다.
일단 해저터널이 개통된다면 남해안 경제권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전남은 교통망 르네상스 시대가 활짝 열린다.
부산에서 시작해 순천을 거쳐 목포간 경전선 열차가 광주를 경유하게 되면 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오는 2023년까지 목포와 보성, 장흥 ,영암, 임성역, 목포역을 잇는 남해안 철도가 개통되면 임성역에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호남선 KTX가 2025년에 개통하게 되면 그 임성역에서 무안공항으로, 또는 광주역으로 환승할 수가 있어 항공과 철도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셋째는 여수 광양만권 신산업 경제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이 남해와 하동까지 관할구역을 두고 있는 만큼 그동안 단절됐던 호남과 영남과의 연계를 통한 전략을 세우게 되면 그야말로 지역균형발전의 시발점이 되게 된다.

여수에는 화학 등 국가산업단지가, 광양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 국가산단이 있다. 이를 두 도시를 연결하는 이순신 대교가 2260M에 달한다.
따라서 해저터널은 남해와 여수 광양을 오가는 거리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만큼 물류비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넷째는 관광수요 유발로 여수시가 전국 제2의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여수시는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 경도리조트 개발, 박물관 조성사업, 해양마리나시티 개발, 자연휴양타운 건설, 세계박람회 관광문화벨트 조성사업, 4대미항 가꾸기 사업 등에 전념하고 있다.

남해군 또한 2022년 보물섬 남해방문의해 지정, 남해 설리지구 대명리조트 개발, 남해 죽방림 관광자원화 개발, 남해안 오션뷰 전망대 조성, 섬진강 문화예술벨트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지역낙후도 157위이자 지역소멸 고위험 지역에 포함된 남해군으로서는 관광수요 급증에 따른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따라서 양 지역이 교류와 화합을 하게 되면 여수시에 해저터널이 개통되는 2030년이면 2억2천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리되면 여수·남해는 남해안을 끼고 있는 만큼 천혜의 경관과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해저터널을 통해 글로벌 해양관광 클러스터로 거듭날 수 있다.
모처럼 여수∼남해 해저터널이라는 영·호남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 풀린 만큼 이를 통해 남해안 시대를 열리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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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권식 2021-08-27 18:11:46
    그레잇!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위한 현 세대의 해야만 하는 책무가 아닐까 합니다.
    지역적 의미가 강하게 내포된 동서 개념보다 새로운 남해안 시대, 합리적 국토계획의 새로운 장 개막 같은 의미 부여가 더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