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영국의 '여성화장실' 아이디어
코로나19가 만든 영국의 '여성화장실' 아이디어
  • 이배순 기자
  • 승인 2021.06.0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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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코로나로 화장실서 '아무것도 만지지 않는 '터치프리' 착안
화장실 이름 'Peequal',,,사용시간 6분의1로 줄여
설치 공간에 맞춰 구조 변경, 변기 앞 공간 넉넉

앞으로 전세계 여성들이 공중 화장실 앞에서 길다랗게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두 개발자는 다양한 높이와 넓이에서 사용이 편리하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 캡처]
다양한 높이와 넓이에서 사용이 편리하도록 고안된 영국의 여성용 공중화장실 /인스타 캡처

최근 영국에서 이색적인 여성 화장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리스톨대를 졸업한 두 여성 앰버 프로빈과 헤이즐 맥샤인이 개발해 이 대학 창업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고 BBC 등이 보도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브리스톨대에서 프로빈은 인류학과 혁신을, 맥샤인은 물리학과 혁신을 전공했다.
두 개발자는 "여성 화장실 앞 긴 줄은 오래된 문화"라며 "여성의 삶을 낭비하게 한다"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영국에서 시범 설치된 여성용 공중 화장실 모습 /인스타그램 

문을 없애고 대신 가림막을 설치했고 좌변기 대신 화변기를 설치했으며, 공간에 따라 화장실의 구조를 변형할 수 있다. 변기의 개수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화장실의 이름을 'Peequal'(소변 'pee'와 동등한 'equal'을 합친 말)이라 부른다. 
특히 .두 개발자는 'Peequal'이 사용 시간을 기존 화장실의 6분의 1로 줄인다고 강조한다.
이런 화장실 개발은 소소한 일상의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음악 페스티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두 사람은 쉬는 시간에 식사와 화장실 사용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다. 화장실 사용을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쉬는 시간을 다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빈과 맥샤인이 여성 2000명을 인터뷰하고 조사한 결과 여성 화장실의 줄이 남성 화장실보다 34배가량 길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러한 원인을 파악해 이를 획기적으로 줄인 화장실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우선 화장실과 소변기 각각의 잠금식 문을 없애고 남성 화장실처럼 가림막을 설치했다. 문을 열고 잠그는 시간을 줄인 것이다.
또 좌변기 대신 쭈그려 앉는 이른바 '화변기'를 설치했다.
두 사람의 조사 결과 80%의 여성이 변기 시트에 피부가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엉덩이를 떼고 소변을 보고 있었다. 변기 시트를 닦거나 화장지를 시트에 깔아놓은 뒤 앉기도 해 시간이 지연되고 있음을 알아냈다.

문을 없애고 대신 가림막을 설치하고, 좌변기 대신 화변기를 설치한 여성화장실/Peequal.com 홈피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욱 강해졌다는 게 두 개발자의 설명이다. 말하자면 코로나19 시대에 사람들은 아무것도 만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두 개발자는 이런 현상에 착안해 "문이 없고, 터치 프리가 특징"이며 "소변만 보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패스트 트랙' 화장실"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이라고 소개했다.

그 대안으로 이동식에다 설치 공간에 따라 구조도 변경할 수 있게 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가림막이 있는 변기 각각을 피자 조각처럼 둥그렇게 합치거나 변기 수를 늘리고, 길게 늘어지게 둘 수도 있다.
변기는 보트 모양처럼 디자인해 소변이 튀지 않게 했고, 옷을 다시 입을 수 있도록 변기의 앞 공간은 넉넉히 뒀다.
또 가림막을 이용해 화장실 밖에선 화장실 안이 허리 아래쪽으로는 보이지 않게 했다.

이런 화장실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던 여성들도 기존 화장실에서 15분만 줄을 서면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두 개발자는 기존 화장실 근처에 설치해 두 화장실을 목적에 따라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

화장실의 디자인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는 찬반 양론으로 엇갈렸다. 
긍정적인 평가로 "이 화장실을 당장 사용하고 싶다. 야외 행사장에서 긴 화장실 줄은 여성에게 악몽이다" "위생 면에서도 좋은 화장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문과 지붕이 없어서 불안하다" "손을 씻는 곳이 없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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