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당선자에게 바란다
광주시장당선자에게 바란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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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우선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 동안 선거를 치르느라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번 6.13지방선거의 결과는 당선자에게 당선의 기쁨보다는 새로운 책무가 더 깊이 다가오리라 짐작이 됩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고 지역에서도 변화의 욕구와 비판의 목소리가 전례없이 강하게 분출되었습니다. 지도자는 민의를 정확히 읽고 하늘처럼 받들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21세기 첫 광주시장으로서 빛의 도시, 광주를 민족의 진운을 개척할 선진도시로 이끌어 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몇가지 바람을 적어봅니다.

우리지역은 지금 방향감각을 상실한채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의 감격도 잠시, 개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비리와 실정의 늪에 빠져 버린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의 뼈아픈 각성과 환골탈태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말로만이 아닌 행동의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아마 영원히 버림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대중은 평상시에는 잔잔한 강물이지만 어느새 성난파도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광주는 호남의 웅도 입니다. 이 웅도에서 모든 영험한 빛이 발하여 한반도에 뻗어 가는 모든 것의 시작이자 중심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섬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섬은 고립을 말하는 대명사입니다. 세계의 4대 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강을 끼고 있었습니다. 즉 교통의 중심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광주는 중심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여수 광양 순천에서 서울을 가려면 경남을 거치도록 대전-통영간의 길이 뚫리고 전남의 서도 목포에서 서울을 가려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게 되면서 가운데에 낀 섬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청은 남악시로 비행장은 망운으로 옮겨가도록 되어있습니다. 광주시민들은 아무런 대책없이 광주가 공동화하고 있는 현상을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광주는 예로부터 의향이었습니다. 80년대에는 민주화의 진원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광주는 경제적 자립기반이 어느 지역보다도 뒤떨어져 있습니다. 옛 말씀에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라고 하였습니다. 21세기 지방자치시대에 오늘처럼 낙후된 경제기반을 가지고 광주가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여론이 많습니다. 이제까지 정치의 저질화를 규탄하고 잘못된 권력을 견제하는데만 힘써왔지만 광주지역경제의 전망은 무척 어두워 보입니다. 전통적인 부품산업의 기반은 흔들리고 있고 첨단신소재산업분야도 자생력을 갖지 못한채 산업간 연관효과를 발생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할 의욕을 상실한채 유능한 자원들이 외지로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지방자치는 지역경제자립구조의 확립으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합니다.

위대한 빛의 도시 광주가 다시 한번 빛의 성지로서 우뚝서기 위해서는 사명감을 갖고 비젼을 현실화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부디 안주하지 마시고 비판의 목소리도 경청할 줄 아는 넓은 가슴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지도자로 지역민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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